트럼프, 13일 주요 대기업 CEO들과 직접 만나
JP모건 등 최소 4개사 CEO들은 트럼프 만나기로
G7 일정과 겹쳐 출석율 저조할 수도
출석 여부로 트럼프에 대한 재계 전망 가늠할 수 있어
지난 2020년 3월 1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당시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가 눈을 감은 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브라이언 모이니한 최고경영자(CEO)와 나란히 앉아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대선이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지 대기업 경영자들의 대선 전망이 이달 부분적으로 드러날 예정이다. 조사 결과 JP모건과 씨티그룹 등 일부 금융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승리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듯 하다.
미 경제매체 CNBC는 12일(현지시간) 미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협의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의 회원사를 상대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약 200개의 대기업이 참여하는 BRT는 13일 미 워싱턴DC에서 비공개 분기 총회를 개최한다. BRT의 조슈아 볼튼 대표는 지난 6일 발표에서 이번 회의에 트럼프가 직접 참석할 예정이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도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바이든이 이달 13~15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때문에 바쁘다며, 대신 제프 자이언츠 대통령 비서실장을 13일 행사에 보내기로 했다.
BRT 대변인은 회원사 가운데 약 100개 기업의 CEO들이 이번 회의에 참석한다고 예상했다. 이에 CNBC는 BRT 회원사 전체에 e메일 등을 돌려 CEO 참석 여부를 물었다. 조사 결과 17개 기업만 참석 여부를 알려주었으며 나머지는 답변하지 않았다.
BRT 회원사 가운데 4곳은 이번 행사에 CEO가 참석한다고 확인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브라이언 모이니한을 포함한 3개 금융사 CEO들은 13일 행사에서 트럼프와 대면할 전망이다. 전력 기업 에디슨 인터내셔널의 페드로 피자로 CEO도 참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브 슈워츠먼,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가구 기업 스틸케이스의 새라 암부르스터,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모건스텐리의 테드 픽, 전력기업 듀크 에너지의 린 굿 등 13명은 이번 행사에 가지 않는다고 알렸다. 특히 암부르스터와 굿, 솔로몬은 G7 일정 때문에 참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야 나델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등 다수의 대기업 CEO들이 G7 회의 때문에 이탈리아에 가야 한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풀리아주 브린디시의 브린디시 국제공항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AP뉴시스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형사 기소된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에도 견고한 지지 세력을 자랑하고 있다. 미 CBS 방송이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함께 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달 5~7일 유권자 2063명에 물어본 결과 50%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다. 바이든의 지지율은 49%였다.
바이든은 임기 중에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고 법인세 인상 등을 추진하여 CEO들에게 원망을 샀다. 반면 트럼프는 자신이 대선에서 이기면 법인세 인하 및 기업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CNBC는 13일 참석 예정인 일부 CEO들이 지난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이후 트럼프와 결별했지만 이후 태도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의 다이먼 같은 경우 지난해 인터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트럼프는 곧 소셜미디어로 다이먼을 공격했다.
이후 다이먼은 지난 1월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솔직하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트럼프의 정책은 어느 정도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민에 대해서도 대략 옳았고 경제를 잘 성장시켰으며 세제 개편에도 성공했다. 또한 중국 정책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옳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에서 지난해 하원의장을 지냈던 케빈 맥카시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은 12일 CNBC를 통해 바쁜 CEO들이 굳이 워싱턴DC까지 와서 트럼프를 만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 생각에 CEO들도 다른 모든 사람들이 보는 곳, 트럼프의 승리를 바라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CNBC는 바이든 역시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기업인들과 만났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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