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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부 주민 '대남 오물풍선' "수치스럽다"는 반응 보여

북한 내부 주민들 '남한으로 오물 풍선을 보낸 사실 퍼지고 있어' "국가차원에서 자초한 수치스러운 행위라는 비난 반응.." 전해

[파이낸셜뉴스]
북한 일부 주민 '대남 오물풍선' "수치스럽다"는 반응 보여
9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날부터 대남 오물풍선 330여 개를 살포했고 오전까지 우리 지역에 80여 개가 낙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왼쪽부터 서울 잠실대교 인근, 인천 앞바다, 파주 금촌동, 이천 인후리 밭에서 발견된 대남 풍선. 사진=합참·세븐스타호·독자·연합뉴스 제공
북한 당국이 지난달 말부터 남한으로 대량의 오물풍선을 날려 보낸 소식이 북한 내부에도 퍼지면서 주민들 중 일부는 국가의 위상을 떨어뜨린 ‘수치스러운 행태’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3일 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청한 함경북도의 소식통을 인용해 “여기(북한)에서 오물 풍선을 보낸 사실이 퍼지고 있다”면서 “대부분 오물풍선 살포는 국가차원에서 자초한 수치스러운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는 지난 4일 현지 반응을 전했다.

소식통은 “요즘 우리(북한)가 남한으로 오물풍선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일개 국가가 풍선에 담배꽁초와 파지, 분뇨 등 오물을 담아 보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오물 풍선을 보낸 것이 우리(북한) 국가가 한 일이 맞다면 조선사람으로서도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양강도의 주민 소식통도 “요즘 국경인근 주민들 속에서 오물풍선 얘기가 돌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남한에 똥 오물을 풍선에 담아 수백 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RFA는 전했다.

소식통은 “오물풍선 소식을 들은 일부 주민들은 ‘기가 막힌다’ ‘저열한 작태’라며 오물풍선 살포에 나선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면서 “외부의 진실을 담은 USB가 담긴 대북풍선이 남한에서 날아온다고 그에 맞서 오물풍선 살포에 나선 당국의 처사에 얼굴이 뜨겁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남 오물풍선 살포 소식이 퍼지자 남한에서 보내오는 대북풍선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더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정권유지에 위험한 치명적인 사실이 (대북풍선 속 USB나 전단지에) 담기지 않고서야 오물까지 모아 남한에 살포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남한 내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을 이유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8~9일까지 오물풍선 1300여개를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우리 정부는 9일 최전방 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했고, 북한은 같은 날 저녁부터 오물풍선 4차 살포에 나섰다. 다음날 10일 오전까지 우리 군이 파악한 오물풍선은 약 310여개로, 북한이 최근 네 차례에 걸쳐 살포한 대남 오물풍선은 총 160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