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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총리 7년 만에 뉴질랜드 방문

경제협력 강화 합의, 전략문제에는 이견

중국 총리 7년 만에 뉴질랜드 방문
뉴질랜드를 방문한 리창 중국 총리(왼쪽)가 13일 웰링턴 총독 관저에서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리 총리는 뉴질랜드와 호주를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다. AFP 연합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리창 중국 총리가 오세아니아 순방 첫 방문국인 뉴질랜드에 도착,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 등과 회담을 가졌다. 중국 총리의 뉴질랜드 방문은 7년 만이다.

13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창 총리는 이날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해 크리스토퍼 럭슨총리 등과 회담을 갖고 경제 무역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양측은 남중국해 등에서의 전략적인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리 총리는 도착 직후 성명을 내고 "중국과 뉴질랜드의 차이가 양국 간의 교류와 협력을 차단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뉴질랜드와 함께 양국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의 격상을 위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양측은 회담에서 무역 및 투자 확대 등에 합의했다.

리창 총리는 디지털 및 녹색 경제, 신에너지 자동차, 창조 산업 등의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을 발굴하고, 지역 경제 협력을 공동으로 추진하자고 말했다. 이어 경제 및 무역 관계에서 '비경제적 요인'의 간섭을 제거하고 기업의 비즈니스 발전에 대한 안정적인 기대와 좋은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미국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리창 총리는 또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중국 전기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율 인상 등을 의식한 듯 다자주의와 자유 무역 유지, 다자간 소통 등을 강조했다.

리창 총리는 중국은 뉴질랜드를 '일방적인 비자 면제 국가'의 범위에 포함시키기를 희망한다면서 조만간 이를 단행할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럭슨 총리는 중국 측과 고위급 및 모든 수준의 의사 소통과 대화를 강화하고 농업, 식품, 창조 산업, 환경 보호 및 기타 분야의 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측과 법 집행 협력을 강화하고, 기타 다자 틀에서 기후 변화와 같은 글로벌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뉴질랜드 방문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주석은 지난 2014년 뉴질랜드를 방문했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미국 등 5개국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회원국이다. 뉴질랜드는 '파이브 아이즈'의 일원이지만 비교적 중국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중국이 뉴질랜드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란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뉴질랜드 역시 이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여오고 있다.

리창 총리는 오는 15일에는 호주를 방문한다. 호주는 미국, 영국과 3국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를 결성하고 있다. 뉴질랜드도 오커스에 가입할 예정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