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대 앞두고 새로운 룰 확정
국민여론조사 20% 반영하기로
한동훈·나경원·안철수 등
예비 당권주자들 복잡한 셈법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7월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를 선출할 예정인 가운데 13일 전대 룰을 당원 100% 반영에서 '당원 80%, 국민여론조사 20%'로 바꿨다. 당초 30%냐 20% 반영이냐를 놓고 격론끝에 최종 20% 일반 민심 반영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이르면 내 주께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 예비 당권주자들의 셈법도 분주해지고 있다.
우선 한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22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스킨십을 넓히면서 사실상 당 대표 경선 출마가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한 전 위원장측은 지난 4월 총선을 거치면서 전국적인 인사로 입지가 격상된 만큼 7월 전대에 출마해 범 야권의 입법 독주를 견제해야 할 유일한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차기 주자군으로 부상한 데다 강력한 야권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상대하기 위해선 전투력과 흥행성을 동시에 가진 한 전 위원장이 적임자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4월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 불과 두달만에 대표 선거에 나서겠다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여당 중진으로 잠재적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총선 패배에 책임지고 사퇴한 분도 다시 나오겠다고 한다. 당 대표를 맡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는 논리는 민주당식 궤변"이라고 직격했다.
하지만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곧 한 전 위원장의 시간이 올 것"이라고 전했다. 당 일각에선 한 전 위원장이 내주께 대표 출사표를 공식화할 것으로 본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은 막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데다 수도권 험지에서 생환한 만큼 범 야권의 입법 독주에 맞설 새로운 리더십에 적임자라는 게 나 의원측 입장이다. 특히 당내 주류인 친윤계와 비윤계를 고루 포용할 수 있는 거중조정력 발휘가 강점이며, 역대급 여소야대 정국에서 범 야권의 단일대오에 효과적으로 맞설 '유연한 통솔력'을 갖췄다는 게 나 의원측 주장이다. 나 의원은 이날 취재진을 만나 전대 룰 개정이 자신의 출마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한 제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며 막판 고심중임을 시사했다. 나 의원은 "정치의 전장이 국회 중심이다보니,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원외인사인 한 전 위원장에게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안철수 의원도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위기론을 강조했던 안 의원은 전대 룰 개정과 관련, 민심 반영 비율을 5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최종 20%로 확정되면서 목하 고민중이다. 또 수도권 험지에서 당선된 초선의 김재섭 의원 등이 '젊은 기수론'을 앞세워 출마를 검토중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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