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해남군, 장립종 쌀 재배 수출로 해외시장 공략 나선다

세계 쌀 시장 90% 이상 차지하는 장립종 국내 육성 품종 본격 재배...14일 연시회

해남군, 장립종 쌀 재배 수출로 해외시장 공략 나선다
전남 해남군이 세계 쌀 유통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장립종 쌀을 전문적으로 재배 및 수출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하고 14일 명현관 군수(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이 참여한 가운데 현산면 고현리 일원에서 장립종 쌀 벼 모내기 현장 연시회를 개최했다. 해남군 제공

【파이낸셜뉴스 해남=황태종 기자】전남 해남군이 세계 쌀 유통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장립종 쌀을 전문적으로 재배 및 수출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

14일 해남군에 따르면 장립종 벼는 태국, 인도 등 동남아에서 주로 재배되는 품종으로, 쌀알이 길쭉하고 가늘며 찰기가 적은 특징이 있다. 세계 쌀 유통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시안 푸드 확산과 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들의 인구 증가로 해마다 10% 이상씩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이에 해남군은 매년 20만t 가량이 과잉 생산되고 있는 밥쌀의 수급 조절을 위해 기존 밥쌀용 벼인 단립종 대신 장립종을 재배하는 수출용 전문 단지를 조성해 국내 쌀 산업의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날 현산면 고현리 일원에서 장립종 쌀 벼 모내기 현장 연시회를 개최했다. 연시회에는 농촌진흥청과 세종대, CJ제일제당, 농업인 등 50여명이 참여해 해남군의 장립종 벼 재배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모내기 한 벼는 세종대 산학협력단에서 개발해 땅끝황토친환경영농조합법인으로 기술 이전한 2개 품종을 포함한 국내 육성 장립종 벼 4개 품종으로, 한국의 기후와 생육 조건에 맞는 실증 재배를 통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북미지역에 찰기가 있는 밥(stiky rice) 품종의 햇반 백미를 수출해 가공밥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CJ제일제당에서는 해남산 장립종을 활용한 가공제품까지 수출 영역을 확장해 세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해남군은 지난 3월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한국농어촌공사, CJ제일제당, 옥천농협, 땅끝황토친환경영농조합 등 5개 기관·생산자단체·기업과 쌀 수출 산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규모 장립종 쌀 수출 전문 생산 단지를 조성하는데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해남군은 올해 해남지역 시범사업 대상지 10㏊를 포함해 총 26.6㏊ 규모의 실증 단지를 조성해 재배 매뉴얼을 정립하고, 기업과 협업해 햇반 등 가공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2026년까지 간척지를 활용해 400㏊ 규모로 생산 단지를 확대하는 한편 국내 체류 외국인 등의 수요는 물론 수출을 통해 세계 장립종 쌀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해남군은 국내에서도 기후 변화 등으로 장립종 벼 재배 가능 지역이 확대되고 있고, 국내 재배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는 등 벼 품종 육종 및 재배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만큼 한국의 농업 기술을 살려 고급 장립종 시장을 공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밥쌀용 쌀 생산 과잉으로 인해 쌀 시장의 다변화와 수출 활로의 모색이 국내 쌀산업의 장기적인 발전 과제가 되고 있다"면서 "산·학·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장립종 벼 선도지역을 육성하고 세계 시장 진출을 통해 쌀 산업의 발전을 한 단계 앞당기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