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인플루언서 엠마 콕스. R7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뉴스] 영국의 한 인플루언서가 발리로 휴가를 갔다가 뎅기열에 감염됐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발진이 몸 전체로 퍼져"
15일 데일리메일, 마이런던 등 영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영국 웨스트요크셔 출신 인플루언서 엠마 콕스(27)가 지난 달 초 발리로 휴가를 떠났다가 뎅기열에 감염됐다.
지난 5월 6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엠마는 5일 후부터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는 8월까지 콘텐츠 제작 등의 업무를 할 예정이었던 그녀는 극심한 통증으로 열흘 만인 5월 17일 귀국했다. 이후 의료기관에서 뎅기열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게 됐다.
엠마는 "바이러스로 인해 발진이 내 몸 전체로 퍼졌다"며 "끔찍함을 느꼈고, 발진이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뎅기열을 '공포'라고 표현했다. 이어 "의사들은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며 "의사들은 단순히 전염성 열대 질병으로 여기는 거 같았다"고 털어놨다.
유럽으로도 확산 중
실제로 올해 뎅기열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인도네시아다. 지난 4월까지 감염자가 6만2000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9% 늘었다. 4월에는 발리에서 열흘간 휴가를 보낸 호주 관광객 수십 명이 뎅기열에 걸리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에선 올해 들어 5월 초까지 5만7200여명, 태국에서는 지난 3월까지 1만7700여명이 감염되는 등 발병 건수가 이미 지난해 2배를 넘어섰다.
더운 지역에서 발생하는 뎅기열 사례가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데일리메일 등의 보도에 따르면 열대 지방에 국한되었던 뎅기열 발병 사례가 작년에 유럽연합(EU)과 유럽경제지역(EEA)에서 총 130건이 기록됐으며 이는 전년도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가 보건 서비스(NHS)는 봄부터 11월 사이에 크로아티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및 마데이라 자치구와 같은 유럽 휴양지에서 뎅기열이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뎅기열은 동남아 등의 여행지와 관련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여러 차례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감염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가 동남아 등에서 유럽 등의 지역으로 서식지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바이러스 감염 발생률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뎅기열을 옮기는 흰줄숲모기는 프랑스에서 2004년 처음 발견됐는데, 현재는 파리를 비롯해 국토의 80% 이상에서 서식 중인 걸로 파악됐다.
한국 발생은 없지만..."사망에 이르기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뎅기열이 자체적으로 발생한 사례가 없다.
하지만 전체 뎅기열 환자 중 5%는 뎅기쇼크증후군이라 불리는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피부, 잇몸 등 몸 곳곳에서 출혈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혈압까지 떨어진다.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위험성이 크다.
또한 뎅기열은 확실한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다. 뎅기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는 주로 낮에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남아 등에서 낮에 야외 활동을 한다면 긴소매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뎅기열 감염이 의심된다면 검역소에서 신속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가능한 국립검역소는 인천공항, 김해공항, 청주공항, 무안공항, 대구공항 등이다. 단, 신속진단검사는 간이키트 검사이므로 양성 결과가 나왔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 확인 진단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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