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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장기화 안 돼"… 정부·의사단체 상설협의체 구성 공감[진료 멈추는 의대 교수들]

野 복지위, 서울의대 교수 면담

"의·정갈등 장기화 안 돼"… 정부·의사단체 상설협의체 구성 공감[진료 멈추는 의대 교수들]
서울대 의대 산하 4개 병원 휴진을 하루 앞둔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서울대 교수 비대위·서울대병원 집행부와 간담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서울대병원의 무기한 휴진을 하루 앞둔 16일 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및 병원 집행부와 긴급 면담을 했다. 극적인 해결법을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정부·의사단체 간 상설협의체 구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국회와 의료계 간 대화의 물꼬는 트였다는 관측이다.

복지위가 오는 19일 복지부 장차관의 국회 출석을 요구한 만큼 정치권에서 의정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지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집행부 현장간담회'를 했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두시간가량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국회 복지위와 서울대 비대위, 서울대 병원 집행부가 모두 공감한 것은 현재 의·정갈등 상황이 장기화돼서는 안 된다는 것과 국민 건강권이 가장 우선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 비대위는 의정갈등 해결에 복지위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비대위는 △전공의에 대한 행정조치 취소 △상설 의·정 협의체 구성 △의대정원 관련 의료계와 논의 진행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에 박주민 국회 복지위원장은 의·정 협의체 구성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고, 의대정원을 의료계와 논의해야 한다는 데에도 동의의 뜻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국회에서 꼼꼼히 살펴달라는 비대위 요청에도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의대 증원 규모가 2000명으로 결정된 배경과 관련, "국회에서 밝힐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밝혀내겠다"며 송곳검증을 예고하기도 했다.

병원 집행부도 비대위와 크게 결이 다르지 않은 입장이었다고 강 의원은 설명했다.

강 의원은 서울대교수·병원이 휴진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에 대해선 "비대위가 기존에 밝힌 입장 외 다르게 확인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복지위는 앞으로도 필요시 이들과 추가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복지위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기일·박민수 1·2차관 등 정부부처 관계자들의 오는 19일 상임위 출석을 요구한 바 있다. 의대 증원의 절차상 문제와 집단휴진 사태 등을 질의하고 현안을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강 의원은 "복지부 장차관들의 출석을 요구한 상황인데도, 아마 19일 회의에 나오지 않을 걸로 본다"며 "17일에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증인출석 요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복지위의 박주민·강선우·김윤·서영석·서미화·박희승·김남희·장종태·이수진·남인순·백혜련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1명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서울대 비대위 측에선 강희경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4명, 서울대병원 집행부 측에선 김영태 병원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여야 원 구성 협상 갈등으로 국회 상임위가 '반쪽'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