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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한계 자영업자 퇴출 도와 서서히 비중 줄여야

정부, 취업 알선 등 출구 전략 발표
경쟁력 강화로 살릴 업체는 살리길

[fn사설] 한계 자영업자 퇴출 도와 서서히 비중 줄여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2012년 12월(0.6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폐업 상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16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경제불황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자영업 구조개혁 방안이자 출구 전략이다. 경쟁력이 낮은 자영업자의 임금근로자 전환과 경영 효율화 지원이 주된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 비중은 2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6위에 해당할 만큼 높다.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국의 2∼3배다. 외환위기 이후 퇴직한 근로자들이 주로 요식업에 많이 진출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늘었고 그만큼 경쟁이 심해졌다.

외식 문화의 점진적인 퇴조와 더불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졌고, 설상가상 코로나 팬데믹은 자영업자들에게 막대한 타격을 줬다. 정부는 그동안 대출과 이자 감면, 만기연장 등으로 주로 금융적인 측면에서 자영업자들을 지원해 왔지만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지난해 1·4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은 총 1033조7000억원에 이른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2012년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기준 자영업 폐업률(9.5%)은 전년보다 0.8%p 상승했다.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자영업자 비율을 낮추려면 서서히 퇴출을 유도해야 한다. 빚더미에 앉아 자진 폐업을 하지도 못하는 자영업자들의 자활을 도와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자영업자들의 취업을 알선해 임금근로자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만한 일자리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문제다.

일자리 마련이 어렵다면 정부가 밝힌 대로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키워 퇴출 시기를 늦춰주는 양면 전략을 써야 한다. 자영업자가 비중이 높다는 것은 경제의 중요한 축이라는 의미와 함께 위기를 부를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점차 비중을 줄여 연착륙시키는 게 현재로선 합리적 대안으로 여겨진다.

소비자들을 불러내려면 자영업의 혁신도 필요하다. 옛날식 구멍가게로 젊은 쇼핑객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 매장 분위기도 바꿔야 하고 무엇보다 고객들이 매장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서울의 한 시장에 가면 키오스크 앞에 줄을 선 젊은이들을 볼 수 있다. 흥정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구식 거래방식을 꺼리는 탓이다.

한계기업과 마찬가지로 회생이 불가능한 자영업체는 신속히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게 맞는다. 반대로 환경을 조금만 바꾸면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는 업체는 적극적으로 돕는 옥석구분 정책을 써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서양처럼 집 밖에서 음식을 사 먹고 술을 마시는 문화는 점차 사라질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경제의 일부를 지탱하고 있지만, 변화를 미리 내다보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물론 요식업과 혁신적 소상공업은 다르다.
생산적 스타트업은 정부가 더 활짝 길을 터줘야 한다. 현재의 자영업과 소상공업의 실상을 잘 파악하고 각각의 실정에 맞는 정책을 구사해야 하는 것이다. 발표된 정책의 방향은 맞는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