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의 한 중고차 매장 모습.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팔리는 전기차(EV)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가격도 내연기관 중고차에 비해서도 더 싸지고 격차도 벌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는 지난 1년간 중고 EV 가격이 크게 떨어졌으며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EV 구매를 꺼리면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6월만 해도 중고 EV 평균 가격은 중고 내연기관차에 비해 25% 이상 비쌌으나 역전되면서 지난 5월에는 8% 더 싸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고차 정보업체 아이시카스(iSeeCars) 조사에서 중고 EV와 내연기관차 가격 차이는 급속하게 벌어져 지난 2월 265달러에서 지난달에는 2657달러(약 370만원)로 커졌다.
아이시카스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중고 내연기관차 가격이 3~7% 떨어진데 반해 중고 EV는 30~39% 급락했다.
특히 고급 차종에서 가격 차이는 커져 지난해 5월 테슬라3 중고차가 BMW3 시리즈 중고차보다 2635달러 비쌌으나 지난달 4800달러(약 662만원)가 더 저렴해졌다.
아이시카스 애널리스트 칼 브라워는 “중고차 구매자들이 더 이상 웃돈을 주고 전기차를 사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전기차를 덜 소유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BC는 EV 중고차 시장이 커진 것으로 인해 사용하던 EV를 팔려는 소유주들이 어느 때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2년 미국에서 중고EV 17만6918대가 팔렸으나 지난 5월에만 4만5000대 이상으로 급격히 늘었다.
사용기간이 불과 1년인 중고차의 경우 보통 신차에 비해 가격이 80%나 떨어진다.
더 많은 EV가 중고차 시장에 더 낮은 가격에 쏟아지는 가운데 초보 구매자들로 인해 시장 규모도 커져왔다.
CNBC는 앞으로 배터리 성능이 개선되고 신차종의 주행거리 증가, 배터리 수명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고 EV 가격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통 전기차 가치의 30~50%는 배터리에서 나온다.
CNBC는 최근 중고 EV 가격 하락 요인 중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있다고 보도했다.
EV배터리 분석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리커런트(Recurrent) CEO 스콧 케이스는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수요 감소로 인해 지난해부터 테슬라의 주요 차종 가격을 내린 것이 테슬라뿐만 아니라 경쟁사 EV 중고차 가격 하락을 이끌어냈다고도 말했다.
EV는 유지비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적고 미국 연방 정부의 세금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지난 4월 갤럽의 조사에서 미국내 전기차 소유가 3% 증가했으나 심각하게 구매를 검토한다는 응답은 12%에서 9%, 장래에 EV 구매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응답도 43%에서 35%로 떨어졌다.
EV 수요가 감소하고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에 여러 완성차 업체들은 EV 감산과 함께 하이브리드 차종 증산과 홍보를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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