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 개선 위한 민·관 협력 강화"
최재형 선생의 증손녀 박릴야 페트로브나 집 고쳐줘
아파트 천장누수 수리, 싱크대 교체, 바닥장판 보수 등
[파이낸셜뉴스]
보훈부·KT노사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시에 거주하고 있는 독립유공자 최재형 선생의 외증손녀 박릴야 페트로브나씨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최근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 국가보훈부 제공
국가보훈부는 17일 KT노사와 함께 카자흐스탄 알마티시에 있는 독립유공자 최재형 선생(건국훈장 독립장)의 후손 자택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최근 완료했다고 밝혔다.
15명의 KT노사 임직원은 최 선생의 외증손녀가 살고 있는 카자흐스탄을 찾아 천장 누수 보수, 바닥 도배, 거실·현관 창호 교체, 외부 방범창과 방충망 설치, 싱크대 교체 등을 통해 주거 기능 및 에너지 효율 개선 등 맞춤형 주거환경 개선을 진행했다.
보훈부에 따르면 그녀의 아파트는 건축된지 70년 이상된 노후 주택으로 전반적인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했으며, 이 사업은 민·관이 협업해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거주하는 해외 현지 주택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을 추진한 첫 번째 사례다.
최 선생의 외증손녀 박릴야 페트로브나(79) 씨는 "먼 고국 땅에서 증조할아버지의 공로를 잊지 않고 찾아와준 것에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앞으로도 해외에 거주하시는 독립유공자 후손분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KT노사는 올 상반기 독거 국가유공자 등을 대상으로 한 문화관광 프로그램 '아주 특별한 하루'에 이어 하반기엔 국가유공자들에게 계절 음식을 전달하고 가을맞이 문화관광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재형 선생은 9세 때 부모를 따라 시베리아 연해주로 이주한 사업가로 자수성가해 축적한 부를 조국독립과 수십만 명의 시베리아 이주 동포들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일전쟁 이후 국외 항일조직인 동의회를 조직하고 총재가 돼 항일의병투쟁을 전개했으며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또한 대동공보를 인수해 재창간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기사를 게재했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재무총장으로 선출되는 등 활발한 독립운동과 한인사회에 대한 기여로 ‘시베리아 동포의 대은인’으로 추앙받았다. 최재형 선생은 1920년 4월 일본군에 의해 순국한 이후 현재까지 유해를 찾을 수 없어 위패를 보시다가 지난해 7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아들 최 발렌틴과 딸 최 올가의 회고에 따르면, 부인 최 엘레나 여사도 1897년쯤 최재형 선생과 결혼한 이후 8명의 자녀를 낳고 선생의 독립운동을 내조했으며 안중근 의사 순국 이후 남은 가족들을 보살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남편인 최재형 선생의 순국 이후에는 자녀들과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다 1952년 사망했고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국가보훈부는 지난해 8월 14일 70여 년간 키르기스스탄 공동 묘지에 묻혀 있던 부인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해 본래 최재형 선생의 묘가 있던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 자리에 합장했다.
지난해 8월 13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현충원 현충관에 마련된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과 부인 최 엘레마 페트로브나 여사 부부의 국민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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