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법정 시한 초과 열흘째…상임위는 野 단독 진행만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합의 촉구…"머잖아 결론 낼 것"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국민의힘 위원들과 법무부 차관 불참 속에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2대 국회 '반쪽 파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원 구성 법정 시한이 지난 지 열흘째인 17일 더불어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원회를 단독으로 가동, 채 상병 특검법 등 심사를 고리로 대여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반발해 상임위 참여를 보이콧 중인 국민의힘은 일단 매일 열어 오던 비상 의원총회를 중단하고 민생 현장 챙기기로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에 원 구성 합의를 거듭 촉구하며 국회 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법사위는 이날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 법안 심사에 돌입했다. 회의에는 김승원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만 참석했다. 여당은 물론 심우정 법무부 차관도 불참했고, 민주당은 이것이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의정 활동을 보이콧하더니 급기야 이제 법무부까지 국정 보이콧에 나섰다”며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할 장차관이 국민의힘에 동조해 법사위 출석을 보이콧하는 것은 정면으로 법 위반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 측 상임위 불출석을 직무 태만으로 규정, 법적 책임을 묻는 한편 정부 여당 협조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 상임위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장차관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회의는 진행될 것이고 불출석은 곧 논의될 이 법안에 대해 법무부가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이의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불출석은 정부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은 환경노동위원회도 단독 개최해 간사 선출 등 의사일정을 진행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매일 이어 오던 '의회 정치 원상 복구 의원총회'를 잠정 중단하고 민생 현장 챙기기로 원내 대응 전략을 전환했다.
민주당의 일방적 원 구성과 상임위 가동에 대응하고자 지속해 온 의원총회에서 이렇다 할 묘안을 도출하지 못하자 현장 민심 탐방을 통해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취재진과 만나 "오늘 같은 의원총회는 당분간 중단하고 잠정적으로 금요일(오는 21일) 오전에 의원총회를 다시 하기로 했다"며 "그동안 의원총회를 통해 많은 분의 의견을 들었다. 이제 그런 것을 기초로 좀 더 내부적으로 심도 있는 그룹별 경청과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정책 간담회를 실시해 업계 목소리를 청취하고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현안 논의에도 나섰다.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노동 개혁의 일환인 주 52시간제를 유연화하겠다며 법 개정 추진을 약속했다.
한편 국회 파행이 지속되자 우 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에 원 구성 합의안 도출을 촉구하며 "오래 기다릴 수 없다. 머지않은 시간에 제가 결론을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는 것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여야 합의를 거듭 촉구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정경수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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