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중단 촉구
내년 2월 민간→부산 이관 불구
교통혼잡 등 이유로 유료 유지
"일방 행정 멈추고 공론화 거쳐야"
최근 부산시가 시의회에 '백양터널 민간투자사업 추진 방식 결정 동의안'을 내고 민자 운영기간 종료 후에도 요금을 낮춰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17일 오전 10시 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변옥환 기자
부산 백양터널 전경 ㈜이도 제공
부산시가 추진 중인 '백양터널'의 통행료 유료화와 관련, 지역사회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부산 시민사회단체들은 시 행정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공론화를 거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상구 모라동과 부산진구 당감동을 잇는 왕복 4차로 2.44㎞ 길이의 백양터널은 2000년 개통해 2025년 1월까지 민간 사업자가 운영한다. 이후 시가 백양터널 관리권을 넘겨 받아 운영한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을 비롯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17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양터널 유료화 연장 결정 중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민자 유료도로가 있는 지역은 부산"이라며 "시민들의 부담은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그런데 시가 민자 관리 운영기간이 끝나 공공으로 이관되는 백양터널의 유료화를 유지한다면 시민 부담은 다시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부산에는 백양터널을 비롯해 총 8개의 민자 유료도로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료도로를 운영 중인 것으로, 백양터널은 내년 1월 민자 운영 종료를 앞두고 있다.
시는 이러한 결정에 대해 '백양터널 재정지원금 940억원에 대한 회수' '무료화 전환 시 교통 혼잡 우려' '증설형 민자 사업 시행에 따른 유료화 연속성 고려'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에 시민단체는 "시는 관리 운영기관 만료 3년 전에 세웠어야 할 백양터널 관리이행계획을 7개월 남짓 남은 시점에 부산시의회에 보고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시의 '백양터널 민간투자사업 추진 방식 결정 동의안'을 살펴보면 기존 백양터널을 10년간 '소형차 기준' 500원을 징수하고 관리는 부산시설공단에 위탁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유료화에 따른 운영 수입은 '유료도로 특별회계'로 관리하며 관문대로 유지 개선 사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는 "시의 민투사업 계획을 종합하면 백양터널은 지난 25년 민간 통행료를 걷은 것에 더해 최대 65년까지 통행료를 부과하게 된다. 이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건설행정"이라며 "관리주체가 민간에서 공공으로 이관함에도 유료화가 유지되는 건 전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유료화 유지와 신규 터널 증설은 '공개성의 원칙'에 따라 전문가와 이용자, 주민 등 이해관계자 모두와 함께 공론화 과정을 충분히 거친 뒤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최근 민자 유료도로 공공이관 관련해 시민단체들, 교수 등과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여러 논의를 했다. 시민 입장에서 당연히 무료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나왔으나, 무료로 전환했을 경우 현 백양터널의 통행량이 40% 넘게 증가한다는 예측 결과가 나와 숙의를 거쳤다"며 "교통수요 대책 일환으로 나온 요구사항 가운데 현 터널의 증설 필요성이 있기에 유료화를 유지하되, 해당 요금으로 특별회계를 조성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백양터널 교통 문제 개선을 위한 '재투자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향후 증설될 터널 요금은 현행 요금보다는 더 낮게 책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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