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지자체 최대 3000억 경제효과 기대”
경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본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오는 2026년부터 지하 500m 깊이에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스템의 성능을 실험·연구하는 연구시설을 짓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함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연구용 지하 연구시설(URL)을 확보하기 위한 부지 공모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 2021년 12월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등에 따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연구용 지하 연구시설을 활용한 방폐물 관리 기술을 확보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연구용 지하 연구시설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과 유사한 심도인 지하 약 500m에서 한국 고유의 암반 특성과 한국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스템의 성능 등을 실험·연구한다.
고준위 방폐장과는 별개의 부지에 건설하는 '순수 연구시설'로, 운영 과정에서 사용하는 사용후핵연료와 방사성폐기물은 연구시설 내에 전혀 반입되지 않는다.
방사성폐기물을 땅에 묻으면 지속적으로 열이 나는데, 지하 연구시설에서는 방폐물을 땅에 묻지 않고도 인위적으로 발생시킨 열과 지하수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실험·연구한다.
연구용 지하 연구시설에서는 국내 지질환경에 적합한 처분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일반 국민이 고준위 방폐장과 유사한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로도 활용될 방침이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부지선정평가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지하 연구시설 부지 선정에 나선다. 이후 기초 지자체가 제출한 유치 계획서와 현장 부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내 부지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지하 연구시설이 지자체에도 경제적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기대한다. 건설 운영 단계에서부터 재원이 투입되고, 완공 시 연구인력 등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 내부적으로 추산한 경제적 기대효과는 1000억∼3000억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URL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은 고준위방폐물처분장이 들어설 부지의 심층 조사에 필요하다”며 “URL에서 연구 고준위 방폐장과 유사한 환경의 시설을 실증해 검증이 안되면 심층조사가 이뤄질 수 없다. (고준위 기본계획상) 약 8년 후 이 기술이 본격적으로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 시설과 고준위 방폐장 부지는 따로 선정하느냐’는 질문에 “URL이 있는 지자체가 최종 처분장 부지 공모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곳에는 처분장 부지로 선정되지 않는다”며 “부지 선정 프로세스가 완전히 별개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오는 2026년 구축사업을 시작한 뒤 2032년 최종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운영 기간은 2030년부터 약 20년간이다.
산업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오는 25일 관심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 뒤 유치의향서(7월 19일까지)와 유치계획서(8월 2일까지)를 접수할 계획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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