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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HDC신라면세점, 영구채 콜옵션 행사로 이자비용 절감

[파이낸셜뉴스] HDC신라면세점이 콜옵션에 대응하기 위해 6%대 금리로 영구채를 발행했다. 이자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14일 신종자본증권 150억원어치를 연 6.9% 금리로 발행했다. 해당 채권의 만기는 2054년 6월 14일이다.

통상 신종자본증권은 만기 연장이 가능해 영구채로 불린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콜옵션 행사기간에 행사하지 않으면 기업 신용에 타격을 입는 만큼 1~5년물로 취급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 발행한 영구채 역시 콜옵션 행사를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6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250억원)에 대한 콜옵션을 1년 만에 행사했다. 당시 영구채 표면이자율이 연 8.0~12.2%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콜옵션 행사로 조달 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해당 채권은 5%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고, 이후 매년 3%포인트가 추가되는 구조다.이렇게 되면 금리는 연 13~17.2%까지 오르게 된다.

HDC신라면세점은 앞으로도 영구채 발행을 통해 콜옵션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달에 125억원 규모의 영구채 콜옵션에 한 번 더 나서야 한다.

콜옵션을 행사한다고 모든 기업이 이자비용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6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5%대였으나 이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2%대다. 영구채는 국고채 금리에 연동하는 크레딧 채권인 만큼 차환 금리가 더 낮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5년 전 1%대 금리에 영구채를 발행한 기업들이다. 2019년 6월 당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4% 수준이었다. 스텝업 조항에 따라 5%포인트가 가산되더라도 차환하는 금리보다 낮을 수 있다.

다만, 기업들은 이자비용이 더 소요돼 손해를 보더라도 영구채 콜옵션을 행사해야 한다. 콜옵션을 연기할 경우 시장의 혼란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11월 흥국생명이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바 있다.

콜옵션은 투자자에게 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업의 약속이어서 이를 어길 경우 투자심리가 흔들릴 수 있다. 실제로 흥국생명은 금융시장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급하게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해 결국 콜옵션을 행사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