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께 49.3% 웃돌아
18시까지 50% 넘겨야 개표
'주 4일제 공약에 조합원 호응'
김형선 측 "기권 독려 선거방해행위 부당"
vs 농협은행노조 "7개 지부 투표권 박탈 당해"
전국금융산업노조 임원 선거에 출마한 김형선·김진홍·최호걸 후보조 선거공약집.
[파이낸셜뉴스]전국금융산업노조 임원 선거를 놓고 지부별 입장이 엇갈리면서 또 진흙탕 선거가 벌어지고 있다. 이미 한 차례 법적 갈등을 겪었던 보궐선거에 금융노조 농협은행지부가 선거 불참을 공식적으로 독려하는 가운데 단독 입후보한 김형선 후보 측은 선거 방해 행위라며 맞서고 있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금융노조 NH농협지부 우진하 위원장은 조합원 전체에게 문자를 보내 “김형선 후보와 김진홍 후보 또한 소위 금품제공을 하였고, 윤석구 당선자처럼 당선무효가 될 가능성도 높다”면서 “투표율이 과반을 넘지 못하도록 기권(투표불참)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박홍배 전 금융노조위원장은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 등록 후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2개월 뒤 공석이 된 금융노조 임원진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시 당선된 윤석구 후보의 당선 무효를 결정했다. 선관위는 윤 당선자가 300만원 상당의 경품 제공 및 숙식 제공했다고 봤다. 이후 윤 당선자가 선관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고,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재선거를 진행하고 있다. 직전 선거에서 2위로 떨어졌던 김형선 후보는 김진홍 신한은행지부 위원장, 최호걸 전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과 짝을 지어 다시 한번 후보 등록했다.
재선거 투표율은 이날 오전 10시께 49.3%를 넘겼다.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 규칙에 따르면 과반 투표, 과반 찬성으로 당선자가 결정된다. 투표율이 50%를 넘기지 못할 경우 재선거도 무효다.
이에 우종하 농협지부 위원장은 조합원의 투표 불참을 독려하고 나섰다. 그는 “농협지부는 금융노조 제1지부로서 최고의 위상을 갖고 있지만 우리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다급하게 재선거가 치러지고 있다”며 “7개 지부은 조합원명부를 제출했음에도 늦었다는 이유로 투표권을 부여받지 못했다”며 선거 불참을 독려했다.
기업은행지부에서 노조위원장을 연임한 김형선 후보 측은 “공직 선거에 빗대어 보면 낙선운동을 대놓고 하는 것”이라며 “금융노조 선거 규정에 낙선 운동이나 선거 방해 행위라는 걸 구체적으로 지칭하고 있지는 않지만 선거 방해 행위로 조합원의 참정권을 저렇게 망가트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선 후보조는 후보 3인이 지난 노조위원장을 역임한 기간의 합이 15년임을 내세웠다.
선거공약집을 살펴보면,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이 누리자!’, ‘역대 최고의 임금 인상을 쟁취하겠습니다’, ‘멈춰 선 금융노조를 다시 뛰게 하라!’ 등의 슬로건을 내걸었다. 김형선 후보는 지난 4월 선거에서 내세웠던 주 4.5일 근무제 공약을 주 4일제 공약으로 바꿨다.
한 금융노조 조합원은 “금융노조 선거가 진흙탕이 되는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면서 “금노위원장 선거가 예비 정치인을 뽑는 선거가 되어버린 것 같은데 위원장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조합원의 복지 향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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