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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국힘… "野단독 상임위 무효" 권한쟁의심판 청구

"우원식 의장, 상임위 강제 배정"
與원내지도부 "큰 기대 어려워"
의료 정상화·민생 등 특위 대응

무기력한 국힘… "野단독 상임위 무효" 권한쟁의심판 청구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8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의 11개 상임위에 대한 위원장 단독 선출을 무효화하기 위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민주당의 독단적인 의회 운영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다.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심화되자 사법부의 도움까지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기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 효과적인 압박 수단이 될지는 의문이다. 다수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오는 20일을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정해놨다. 소수여당인 국민의힘은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한편 자체적인 민생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현장을 방문하고 토론회를 여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우 의장의 상임위 강제 배정과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대한 무효를 확인하기 위해 국민의힘 108명의 의원 전원 명의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도 이른 시일 내 무효화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가 힘이 없어 결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들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과거 사례에 비추어볼 때 이러한 전략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지난 2020년 21대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단독 선출했을 당시에도 무효 확인을 위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한 바 있다. 그러나 헌재의 결정이 나온 건 이미 21대 후반기 국회로 넘어간 시점인 2023년 9월이다. 전반기 원 구성이 끝났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이 났다.

국회의 정상적인 작동이 요원해지는 가운데 11개 상임위를 차지한 민주당은 단독으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은 법안 발의만 활발하게 할 뿐 입법 심사 등 실질적인 추진은 하지 못하고 있다.

민생 현안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일정을 기획, 원내지도부와 당 자체 민생특위를 중심으로 소화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정갈등의 여파로 집단휴직이 시작된 병원 중 하나인 서울보라매병원을 찾아 "현장에 계신 분들로부터 애로사항, 건의사항을 경청해 충분히 실상을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정부와 함께 숙의하면서 빨리 의료 정상화가 되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국민의힘은 이날 AI·반도체특위, 노동특위, 재정세제개편특위, 에너지-AI반도체 특위를 가동해 민생 현안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재정세제개편특위는 이날 재정준칙 법제화 관련 토론회를 열고 22대 국회 내 추진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오는 20에는 상속세 및 증여세 개편을 주제로 당정 협의를 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회 본연의 역할인 입법을 추진하려면 여야 협의를 통한 상임위 정상화가 시급하다. 민주당에서는 '짝퉁 상임위'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 구성 법정시한이 지났는데도 국민의힘은 허송세월하며 법을 어겨도 좋으니 일을 하지 말자고 고집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입법 권한도 없는 '짝퉁 상임위'를 만들어 국회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