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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훠궈 자주 먹는데"…소변 본 하수구서 건진 내장, 신발로 '꾹꾹'

"훠궈 자주 먹는데"…소변 본 하수구서 건진 내장, 신발로 '꾹꾹'
/사진=신경보

[파이낸셜뉴스] 중국 훠궈에 넣어 먹는 인기 식재료인 거위와 오리 내장이 비위생적으로 가공되는 현장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식재료 작업자들이 바닥에 놓인 내장을 발로 밟아서 배설물을 짜내고 소변을 본 하수구에 떨어진 내장을 재사용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바닥에 널브러진 거위 내장 신발 신고 밟아…"물로 씻으면 된다"

18일(현지시간)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취재기자들이 지난 4월 산둥성 빈저우와 허난성 칭펑현에 있는 육류식품가공 공장 두 곳을 예고 없이 방문해 거위와 오리 내장이 비위생적 환경에서 가공되는 현장을 고발했다.

신경보가 공개한 영상 속 칭펑현 작업장에선 작업자들이 고무장화를 신고 거위 창자를 밟아 오물을 짜냈다. 회백색이었던 내장을 핏물에 담가 분홍색으로 염색했다. 바닥에는 거위 내장이 흩어져 있었고 벽은 얼룩으로 지저분했다.

이곳 담당자는 “위생환경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지난해와 올해 규제당국의 점검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이곳에서 가공된 거위 내장은 주로 충칭의 훠궈 식당에 판매되는데, 생산일자 표기도 없었다.

하루 14만 마리의 오리를 도축하는 빈저우의 작업장에선 하수관에 빠진 오리고기를 건져내 생산라인에 다시 투입했다. 오리 깃털과 오물이 뒤섞인 이 하수관에선 작업자들이 종종 소변까지 봤다. 일부 직원은 오리 내장을 씻으며 담배를 피웠고 담배꽁초를 오리 내장이 담긴 바구니에 던져 넣기도 했다.

세척을 앞둔 오리 내장을 바닥에 쌓아두고 일했는데 바닥을 청소할 때 내장 옆에까지 세정제를 부어 청소했다. 오리 내장이 세정제와 오물로 오염됐지만, 직원들은 물로 씻으면 된다며 신경 쓰지 않았다.

보건증 검증도 없이 작업자 채용…미성년자 불법 고용 논란까지

심지어 공장 측은 작업자를 고용할 때 보건증 등 그 어떤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경보는 “잠입취재를 하는데 신체검사도 받지 않고 오리 내장 생산 작업장에 들어갔다”며 “일부 직원들은 오리 내장을 씻으면서 담배를 피우기도 했고, 그을린 담배꽁초를 오리 내장이 담긴 바구니에 직접 던져 넣기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산둥성 빈저우의 공장은 2008년부터 가동됐는데, 현재 하루 약 14만마리의 오리를 도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홈페이지에선 “엄격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도축한다”고 홍보 중이다. 홈페이지 소개와는 달리, 이곳 작업자는 소변을 본 하수구에서 떨어진 내장을 다시 주워 사용했다.

이외에도 미성년자 불법 고용 논란도 불거졌다. 작업자 가운데 각각 10살, 15살밖에 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중에는 학교를 그만두고 공장에 나오는 청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현재 미성년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직종이든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고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영상이 공개되면서 위생 논란이 불거지자, 중국 위생 당국은 공장들에 생산 중단을 명령했다. 또 합동 조사팀이 공장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