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해운대구는 상인들과 협의 끝에 오는 25일 해운대 바다마을 포장마차촌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현수막이 걸린 포장마차촌 모습. 해운대구 제공
[파이낸셜뉴스] 해운대 바다마을 포장마차촌이 이달 말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부산시 해운대구는 상인들과의 협의 끝에 오는 25일 해운대 바다마을 포장마차촌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상인들은 24일까지 직접 점포를 철거하고, 구는 25일 지게차와 인력 등을 동원해 남은 자재 등을 정리한다.
구는 지난 1월 말 포장마차촌의 영업 유예기간이 끝나자 상인들에게 철거 의사를 전달했다. 이를 접한 포장마차촌 상인들이 영업 연장을 요청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자 구는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 철거를 통보하기도 했다.
이후 계속된 대화 끝에 구는 지난달 21일 철거를 위한 계고장을 포장마차촌에 전달하고 상인들은 이달 말까지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구는 상인들의 생계를 위해 희망자를 대상으로 공공 근로 등의 일자리를 주선할 예정이다.
바다마을 포장마차촌은 1960년대부터 영업을 시작해 1970년대에는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에 일렬로 늘어선 포장마차 형태를 갖추게 됐다. 1980년대 들어서 해수욕장 인근에는 200여 개가 넘는 노상 점포들이 들어설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기도 했다.
구는 2000년대 부산 아시안 게임과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며 포장마차촌을 정비했다. 우선 장소를 현 위치인 해운대해변로 236 일대로 옮기고 포장마차들도 70여 개의 점포만 남겼다. 이때의 점포들이 지금 바다마을 포장마차촌으로 이어져 왔다.
바다마을 포장마차촌은 오랜 시간 동안 해운대해수욕장의 관광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리면 유명 영화계 인사들이 꾸준히 찾아와 명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식품 위생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당하고, 비싼 가격 등을 이유로 관광객이 점차 찾지 않게 되자 포장마차촌 규모는 계속 줄어들어 6월 현재 39곳의 점포만이 남게 됐다.
결국 포장마차촌에 대한 소음이나 무단 점용, 무신고 영업행위 등의 민원과 논란이 계속되자 구는 지난 2021년 상인들과 2년 6개월의 영업 유예기간을 가진 뒤 지난 1월 31일 철거에 합의했다.
철거가 결정되자 포장마차촌 상인들은 "그동안 성원에 감사드린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포장마차촌 입구에 내걸기도 했다.
구는 해수욕장이 전면 개장하는 오는 7월 전까지 철거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자진 철거하기로 협의를 한 만큼 이달 말께 물리적 충돌 없이 포장마차촌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편, 정리된 포장마차촌 부지는 우선 공영주차장으로 활용되며 추후 용역 등을 통해 주민과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단장할 예정이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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