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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고금리에 줄어드는 소비…'똑똑한 노년층' 점심 패턴도 변했다

점심시간 편의점 이용한 노년층 매출 최대 3% 상승
불과 4개월 만
전문가들 "향후 소득 확대 어려워 절약하는 것"
노년층 간편결제 수용도 상승 및 편의점 수 증가도 영향

계속되는 고금리에 줄어드는 소비…'똑똑한 노년층' 점심 패턴도 변했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24회 대한노인회 시연합회 시니어올림픽에서 참가한 노인들이 몸을 풀고 있다. 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지속되는 고금리로 국내 소비가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식당이나 편의점 업종 매출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낮았던 편의점 업종 매출의 경우 노년층이 크게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BC카드에 따르면, 주요 분야 매출은 전월 대비 상승세를 보였으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올해 들어 매월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월 경제동향'을 통해 "소비 분야는 고금리 기조로 소비 여력 약화에 따라 부진이 장기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올해 발표된 'ABC(Analysis by BCiF) 리포트' 결과에도 주요 분야에서의 매출이 전년 동월대비 최대 7.4%까지 감소하는 등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연속 매출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 기간 동안 식당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최대 11.2%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식당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편의점 매출은 식당 대비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낮아 최대 감소 폭이 6.8%에 그쳤다. 또 국가통계포털(KOSIS)의 '편의점 매출 동향(품목별)'에서 올해 1·4분기 기준 전년 동월 대비 매출 증감률을 살펴보면 식품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석(신선일부) 식품 품목의 매출은 7.3%, 음료 등 가공식품의 매출은 6.8% 상승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편의점 전체 매출이 5.9% 증가했으며 가성비형 식품류인 음료 및 가공식품(7.3%)·즉석식품(3.5%) 또한 강세를 보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노년층 고객이 이같은 매출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점심식사 시간(오전 11시~오후 1시 59분)에 편의점을 이용하는 노년층 고객 매출 비중은 불과 4개월 만에 최대 3%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70대 이상 노년층의 점심시간대 매출 비중은 지난 1월 19.9%에서 같은 해 5월 22.9%까지 뛰었다. 반면 20~50대 고객의 매출 비중은 기간 내 최대 1% 미만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노년층의 '현명한 소비 습관'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노년층의 경우 대학 교육을 받은 비율도 높고, 번듯한 직장에서 월급을 받던 사람도 많다"며 "다만 이들의 현재 경제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도 앞으로의 소득이 확대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안정된 노년층이라 하더라도 지출 행태는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도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살펴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김밥의 경우 4월에는 한 줄 당 3362원에서 지난달에는 3423원으로 올랐다. 특히 김밥은 원재료인 김 가격이 뛰면서 지난 4월부터 두 달 연속 가격이 상승했다.

BC카드 관계자는 "상승 중인 외식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 관련 매출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년층을 중심으로 간편결제가 확산되고, 편의점 개수 자체가 늘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 등 각종 간편결제의 경우 실제 매출은 삼성페이에 들어가 있는 여러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산출된다"며 "휴대폰을 통해 이뤄지는 카드결제 비중이 많이 늘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관계자는 "요즘은 중소형 동네 슈퍼마켓이 사라지고, 프랜차이즈를 기반으로 한 편의점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노년층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편의점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