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아버지의 날’을 기념해 아빠와 딸이 ‘웨딩사진’ 콘셉트로 찍는 촬영회를 기획한 사진관이 논란이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매년 6월 세 번째 일요일은 ‘아버지의 날’이라고 한다. 다만 아버지의 날을 기념해 한 사진관에서 아빠와 딸이 ‘웨딩사진’ 콘셉트로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기획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사진관은 지난 8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약 한달간 아버지의 날을 기념해 특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진관은 일본 중부의 간토 지방을 중심으로 20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벤트는 정장 차림의 아빠와 드레스를 입은 딸이 함께 사진을 찍는 것으로, 평일 1만 8260엔(약 16만원), 주말과 공휴일에는 2만 4840엔(약 22만원)으로 운영된다.
올해 아버지의 날은 지난 16일이었다. 마이니치 신문은 전날인 15일 도쿄에 있는 해당 사진관을 찾아 조명했다.
당시 회사원인 38세 아버지와 4세 딸이 촬영에 임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작은 신부’ 같은 딸을 보며 정장 차림의 아빠는 자신도 모르게 ‘오’하고 감탄했다”고 전했다. 해당 촬영은 아내가 신청한 것이라고 한다.
사진관은 “‘어머니의 날’보다 주목도가 떨어지는 ‘아버지의 날’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어 아빠들이 기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에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촬영회가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해당 사진관은 이벤트에 대해 ‘아빠의 신부가 되고 싶어’라는 문구를 붙여 “여자아이의 꿈을 이루는 촬영”이라고 홍보했기 때문이다.
사진관 측은 ‘아빠의 신부가 될 수 있는 촬영회’라는 제목의 설명글에서 “여자아이는 어렸을 때 아빠의 신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머지않아 사라지거나 바뀐”고 말했다. 이어 딸이 ‘아빠의 신부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현재의 마음을 “형태로 남길 수 있는 촬영회”라고 덧붙였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사진을 보니 정말 기분이 나쁘다”, “어깨 다 보이는 드레스가 충격이다” 등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파문이 확산하자 해당 이벤트 글에는 ‘아빠의 신부가 되고 싶다’ 등 문구가 삭제된 상태다. 이와 관련한 사진관의 입장문은 없었다.
한편 해당 사진관은 ‘어머니의 날’(매년 5월 두 번째 일요일)에도 엄마와 아들이 함께 ‘웨딩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기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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