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슬림 의무 가운데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순례에 나선 이슬람 신자들이 올해 폭염 속에 공식 통계로만 이미 46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6월 14일(현지시간) 시작해 19일 끝난 하즈 순례에 나선 무슬림들이 16일 메카에서 '악마에게 돌 던지기' 행사 참석을 기다리고 있다. AFP 연합
전 세계 무슬림들의 의무 가운데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순례, 즉 하즈(Hajj)가 죽음의 순례길이 되고 있다.
기후위기에 따른 폭염으로 공식 사망자 수가 벌써 500명에 육박한다. 실제 사망자 수는 그 두 배를 넘을 것이란 추산도 있다.
성지 순례에 나선 이슬람 신자들이 폭염으로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
CNN은 21일(현지시간) 각국 발표를 인용해 올 들어 전 세계 무슬림 가운데 최소 460명이 하즈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국가 별로는 인구 수로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하즈 순례객 사망자가 공식 집계로 165명에 이르러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또 인도 98명, 요르단 68명, 파키스탄 35명, 튀니지 35명, 말레이시아 14명, 이란 11명 순이다.
이집트 무슬림 최대 600명이 현재 메카로 향하다 폭염 속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요르단 외교부는 공식 통계 외에 현재 22명이 병원에 입원했고, 16명은 실종 상태라고 발표했다.
이슬람권 적십자사인 적색초승달 이란 지부는 앞서 19일 이란 무슬림들 수십명이 현재 열사병 등으로 입원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CNN은 공식 통계로만 올해 하즈 순례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은 무슬림들이 최소 46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가 아직 사망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은 터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정부 통계에 잡힌 이들은 성지 순례에 나선다고 신고한 이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훨씬 더 많은 이들이 폭염 속에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올해 기온이 49℃까지 치솟은 터라 여름철 성지 순례는 죽음의 길이 되고 있다.
메카의 6월 평균 최고기온은 44℃ 근처이지만 올해에는 지난 17일 52℃를 기록하는 등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17일 열사병으로 인해 270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사우디 통계청에 따르면 이번 하즈에 180만명이 넘는 무슬림들이 참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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