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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개발자 경연에서 우수상 받은 '스칸디나비아어' 전공자, 비결은?

애플 개발자 경연에서 우수상 받은 '스칸디나비아어' 전공자, 비결은?
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를 전공한 장지아씨는 최근 미국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스위프트 스튜던트 챌린지(Swift Student Challenge·SSC)'에 참석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국외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외국어를 전공한 게 지금의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개발 언어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언어잖아요. 외국어를 하는 사람들은 평소 사용하지 않는 문장이나 표현을 접하더라도 쉽게 학습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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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개최한 청년 개발자 경연 프로그램 '스위프트 스튜던트 챌린지(Swift Student Challenge·SSC)'에서 우수상을 받은 장지아씨(25)가 이같이 밝혔다. 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를 졸업한 장씨는 개발자라는 진로를 택한 뒤 SSC에 '점자시계 앱(Time to Dot)'을 출품해 호평을 받았다.

전세계 수천건의 작품이 출품되는 SSC에서 우수상 수상자는 단 50명. 이른바 '날고 긴다'는 이공계 전공자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스칸디나비아어과 졸업생이 애플의 개발 경연 대회에서 존재감을 발휘한 비결은 무엇일까.

장씨는 "외국어를 공부할 때 익힌 특성이 개발 공부할 때도 나타난 것 같다"며 "개발 언어이지만 문법 공부를 하고 자주 사용되는 표현을 익히고, 그 배경을 이해하는 일련의 흐름이 비슷해서 금방 적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2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최근 열린 애플 SSC에서 장씨가 우수상을 받았다. 스위프트 스튜던트 챌린지는 매년 우수한 코딩 실력을 지닌 차세대 개발자, 크리에이터, 기업인을 선발·장려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35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수천명이 지원했다. 전체 지원자 중 350명이 수상했고, 이 가운데 총 50명이 우수 수상자로 선정됐다.

장씨는 자신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개발한 앱인 점자시계 앱을 출품해 우수상을 받았다. 스위프트를 배운 지 한달 만에 이룬 성과이기 때문에 장씨는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

점자시계 앱은 장씨가 시력이 좋지 않아 겪었던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숫자보다 눈에 잘 띄는 점자를 활용해 선이 아닌 점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했고, 눈에 잘 띄는 점자 보도블록의 노란색을 메인 컬러로 채택해서 시인성을 높였다. 또한 글자 없이 터치만으로 쉽게 설정할 수 있는 알람 기능도 포함시켰다.

장씨는 "시력이 좋지 않아서 가장 불편한 점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시간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애플의 보이스오버(VoiceOver) 기능을 사용하면 시간을 들을 수 있지만, 주변이 시끄러운 경우나 공동생활 중에는 사용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시력 시각장애인들도 사용할 수 있는 점자시계 앱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위프트로 만든 첫 프로젝트이자 아주 간단한 앱이라고 생각해서 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우수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돼 감격스럽기도 하고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과생으로 스칸디나비아어과를 졸업한 장씨가 처음부터 개발에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장씨는 진로를 찾기 위해 창업, 취업, 프리랜서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러던 와중에 '개발 직무가 잘 맞을 것 같다'는 지인의 추천을 받고 개발 분야에 발을 디디게 됐다.

장씨는 "처음에는 '나 같은 문과생이 개발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막상 해보니 너무 재밌었다. 문과생으로서 당연히 전공자에 비해 모르는 게 많았지만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공부를 많이 했다. 제가 스스로 재미있어서 선택한 일이어서 그런지 힘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장씨는 현재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Apple Developer Academy) 3기 교육생으로서 앱 개발,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고 있다. 장씨의 꿈은 '따듯한 시선을 가진 개발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평소에도 다른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는 어떤 게 있는지를 늘 생각하려고 한다"며 "엘리베이터 버튼, 매일 드나드는 문손잡이 같은 부분을 주의 깊게 보고 왜 이렇게 만들었을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SSC 참여를 통해 다양한 엔지니어, 디자이너, 잠재적 유저와 소통하면서 유의미한 피드백을 나눌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 나아가서 프로덕트뿐만 아니라 코드로도 사용자를 꼼꼼히 고려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애플 개발자 경연에서 우수상 받은 '스칸디나비아어' 전공자, 비결은?
올해 '스위프트 스튜던트 챌린지(Swift Student Challenge·SSC)' 우수상 수상자들이 팀 쿡 애플 CEO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외대 제공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