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 주재, 오늘 자정 협상 시한 종료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원 구성 관련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우 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여야 원내대표가 23일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을 위한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또다시 결렬됐다.
추상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앞으로 만날 일 없다"며 사실상 협상 중단을 선언했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8개 상임위원장 독식을 시사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번 주말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치라고 통보했던 만큼, 우 의장은 내주 중 본회의를 강행해 원 구성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여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원 구성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회동했다. 전날 합의점을 찾지 못한 만남 이후 하루 만에 다시 마주 앉은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빈손 협상은 더이상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만날 일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추 원내대표는 "저는 지금까지 회동도 그랬지만 이제 아무런 제안이나 추가 양보 협상안 제시가 없는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며 "우 의장도 협상을 재촉만 했지 아직 어떠한 중재안도 제시한 바 없다. 박 원내대표도 기존 입장만 반복할 뿐 어떠한 타협안이나 협상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다만 의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며칠 말미를 더 준 것이고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여야 간 협상 중재 과정에서 보여준 입장과 태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만약 국민의힘이 7개 상임위원장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국회 개원이 계속 미뤄질 것이니 불가피한 결정을 할 수 있다. 협상을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까지는 완전한 개원을 위한 협의에 이르지 못했고 (협상 기한이) 남아있는 것은 오늘 밤까지"라며 "여당이 아무런 제안이 없다면 더이상 미룰 수 없다 보니 (상임위원장 배분이) '11대 7'이 아닌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저희는 (상임위원장 배분이) 11대 7이 바람직하지만 11대 7로 나누는 과정에서 어떤 상임위를 어떤 정당에 배분할 것인지를 무한정 협상할 순 없다"며 "일하는 국회를 기다리는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추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민주당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 위원장 직을 양당이 각각 1년씩 맡자고 협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1년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금지' 등을 조건부로 내세우며 사실상 거부, 협상 공회전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박 원내대표는 이날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에 균형을 맞춰 나가고 삼권분립 원칙이 확립된 범위 안에서 여야 간 협의가 의미 있지 않겠나"라며 "그러기 위해선 1년씩 교대로 하자는 부분에 대해선 1년 정도 시간을 갖고 충분히 신뢰가 누적됐을 때 다시 협상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오는 24일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이 여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 수용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앞으로 국회에서 어떻게 대응할지와 관련해 우리 여당에서 우리 의원들 총의를 모아 스스로 결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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