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비 식료품 지출 3.1% 감소
타깃·월마트 등 매출확대 주력
미국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빵부터 유제품, 육류,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먹을거리 지출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미 농무부 이코노미스트 윌슨 싱클레어의 분석을 인용해 미 가계의 식료품 비용 지출 규모가 지난해 전년비 평균 3.1%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가파르게 성장하던 미 경제가 둔화세로 접어들고 신규 고용 확대 역시 속도가 더뎌지면서 식료품에 대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리서치업체 닐슨IQ는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가격 상승은 장바구니가 작아진다는 의미"라면서 "꼭 필요하지 않다고 간주하는 것들을 장바구니에서 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닐슨IQ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국 소매 매장에서 계산한 품목 수는 2480억개로 1년 전에 비해 30억개 줄었다. 2020년 6월까지 1년간 품목 수에 비하면 200억개 적은 규모다.
소비자들이 먹을거리 소비를 줄이면서 소매업체들은 가격인하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 2000개 가까운 매장이 있는 타깃은 최근 우유, 육류, 빵, 커피, 과일, 채소 등 식료품을 포함해 5000개 품목 가격 인하를 선언했다. 앞서 타깃 최고성장책임자(CGO) 크리스티나 헤닝턴은 지난달 애널리스트들과 실적발표 전화회의에서 고객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매출 규모를 끌어올리기 위해 가격을 내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 소매 업체 월마트도 식료품 가격을 1년 전보다 50% 넘게 내린 것을 비롯해 약 7000개 제품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매출 기준 미 최대 식료품 소매 업체인 크로거도 지난주 판매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식료품 인플레이션은 5월 전년 동월비 1%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3.3%의 3분의1에도 못 미쳤지만 소비자들은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22년 식료품 가격이 전년동월비 기준으로 평균 10% 넘게 폭등하는 등 이미 큰 폭으로 오른 탓이다.
식료품 구입이 감소하는 가운데 외식은 더 가파르게 줄고 있다. 전미식당협회(NRA)에 따르면 외식비 지출은 7개월 연속 최저 수준을 경신했고, 식당을 찾는 소비자들 규모는 13개월 연속 감소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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