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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 엔·위안화 약세... 당분간 1300원대 후반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연평균 1300원대를 넘긴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올해 상반기까지 유지되고 있다. 최근 유럽 국가들의 통화정책 차별화로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약세를 보이는 위안화와 엔화 등 아시아 통화와 동조화 흐름이 이어져서다. 이에 더해 9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1300원대 후반 환율이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외환위기급 환율은 1년 넘게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6원 오른 1388.3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5.5원 상승한 1392원으로 개장한 뒤 1393원까지 오르며 4월 19일(1392.9원) 이후 2개월여 만에 장 중 139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은 오전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 한도를 연말까지 500억달러로 증액한다"고 밝힌 이후에야 소폭 하락하며 138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힘을 못 쓰는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도 원화 약세 재료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지만, 주요 경제지표들이 부진해 향후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위안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
일본중앙은행(BOJ)도 장기국채 매입 감액에 대한 계획이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내고 있지 않아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달러 지지 요인이다. 이에 이달까지 10개월 연속 월평균 1300원대를 기록한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