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렌딧 대표
컨소시엄 꾸리고 제4 인뱅에 박차
소상공인·외국인·고연령층 대상
현대百·현대해상 등 새롭게 합류
맞춤 정보 늘려 대출시장 성장을
김성준 렌딧 대표 렌딧 제공
"맛있는 요리를 하려는데 재료가 하나만 있어서는 안 된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재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말인데, 이는 신파일러(thin filer·금융거래 이력 부족자) 포용도 마찬가지다. 기존 인프라로 제공받는 정보 외 대안 신용정보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축적이 먼저다."
김성준 렌딧 대표(사진)는 23일 서울 여의도 렌딧 본사에서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이 포용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는 신용평가모형(CSS)을 만들지 못해서가 아니라 데이터 축적 자체를 안 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파일러의 신용평가를 하기 위해 누구를 신파일러로 정의할 것인지, 또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에 대한 정확한 설계가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인 '유뱅크 컨소시엄'에 합류해 전반적인 실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에 발맞춰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시니어, 외국인 등을 포용하겠다는 비전하에 '지속가능한' 중저신용자 대출 성장을 실천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구체적으로 김 대표는 "핵심 성과 지표(KPI)도 다른 4대 지주나 시중은행처럼 슈퍼 앱을 만들게 한다거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늘리는 데 치중해서는 새로운 데이터를 축적하기 어렵다"며 "개인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다면적 데이터 축적이 가능하도록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게 근간이자 핵심"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업권과 규모를 아우르는 전략적인 컨소시엄 구성도 이런 목표에 더욱 다가서기 위함이다. 이달 유뱅크 컨소시엄은 기존 참여하던 대교·렌딧·루닛·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트래블월렛 외에 현대백화점·현대해상·MDM플러스 등을 참여기업으로 추가 확보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배경에는 각 주주가 어떤 정보를 제공 가능한지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한 고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시니어, 외국인 관점에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한 곳인지 또 유뱅크가 만들어졌을 때 데이터를 활발히 공유해서 대안정보를 쓸 수 있게끔 하려는 의지가 충분한지를 보고 합류를 결정했다"며 "예를 들어 시니어는 신용평가를 하려면 건강정보가 중요한데 이는 손보사인 현대해상의 정보를 비식별화해서 분석할 수 있다. MDM플러스는 가장 큰 부동산 개발업자로 시니어 리츠사업을 하고 있고 현대백화점은 애초 리테일러로서 기능도 있지만 시니어 헬스케어를 활발히 하고 있어 시니어 관련해 여러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신파일러 그룹별 맞춤형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 전략을 짜고 있지만 특화은행이 되려는 것은 아니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업의 종류만 볼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실제 라이프사이클(생애주기) 중에서 어떤 단계인지 봐야 한다.
은행 건전성 측면에서도 자산이 한쪽으로 편중되면 리스크가 높아지기 때문에 하나의 자산에 특화하는 모형은 지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혁신성 측면에서도 "기술적인 접근으로 시니어와 외국인의 접근성도 개선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으로 자녀에게 물어보는 것처럼 소통한다든지 실시간 번역으로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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