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이 '펑' 터진 것 같았다"
인원 145명·장비 50대 진화
큰 불 잡자마자 실종자 수색
수사본부 25일부터 현장감식
실종자 수색하는 소방대원들 24일 오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화성=장충식 기자】 "배터리 폭탄이 '펑' 하고 터지는 것 같았다."
경기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리튬배터리 제조업체에서 24일 화재가 발생, 오후 5시 기준 모두 16명이 숨지고 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화재 현장인 아리셀은 리튬배터리를 제조해 완제품을 납품하는 곳으로, 최소 3만5000여개의 배터리가 공장 안에 있어 계속해서 폭발이 일어났다. 화재 당시 공장 내에는 21명의 근로자가 고립 상태로 실종되면서 인명피해가 크게 증가했다.
2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전 10시31분 화성시 서신면 소재 리튬배터리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했다.
공장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된 3층짜리 연면적 2300여㎡ 규모로, 목격자에 따르면 불은 2층 배터리 셀 하나에서 발생해 주변의 배터리에서 연쇄폭발이 일어나면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유해화학물질(리튬) 취급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데다가 인명피해 및 연소 확대 우려가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 2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하고, 소방관 등 인원 145명과 펌프차 등 장비 50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화재 발생 직후 근로자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고, 2명이 전신화상 등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3명은 경상으로, 병원 치료 후 귀가했다.
하지만 이날 화재 현장에는 모두 102명이 근무 중으로, 이 가운데 21명이 실종되면서 추가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당초 실종자는 23명으로 알려졌지만 중복 등의 확인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21명이 실종된 것으로 정정했다. 이후 소방당국은 오후 3시10분쯤 배터리가 완전히 연소되는 등 큰불이 잡힘과 동시에 구조대를 투입해 본격적인 인명 수색작업에 나섰다. 수색에 나선 구조대는 곧바로 실종자 가운데 8명의 사망자를 발견했고 이어 추가로 7명의 사망자를 수습했다.
공장 내부에서 발견된 사망자 가운데는 외국 국적의 근로자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용직과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데다 화재로 근로자 명부가 타버려 정확한 인원수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21명의 실종자 휴대폰 번호로 위치추적에 나선 결과 모두 화재 공장 인근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이날 불은 리튬배터리가 연속 폭발하며 급격히 확산됐으며, 거센 불길로 인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인명 수색이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리튬배터리는 일반적 진화방식으로는 불을 끄는 데 어려움이 있다.
다만 이번 화재에서는 폭발 위험이 있는 리튬이 극소량만 포함돼 있어 소방당국은 다른 일반적 화재처럼 물을 사용해 불을 진화했다.
화재 초기 목격자들은 리튬배터리 폭발음이 연속적으로 들리며 '펑' 하는 굉음과 함께 "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다"고 입을 모아 설명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폭발음이 이어졌고, 주변에는 진화 과정에서 떨어져 내린 크고 작은 부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공장에서 발생한 연기는 반경 수㎞ 내의 공장과 주택 등을 모조리 뒤덮어 화재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한 치 앞을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며, 리튬배터리 특성상 화재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완진과 수색작업 완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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