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리튬 전지 제조 업체 공장에서 불이 나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공장에서 지난 24일 발생한 화재로 30여명의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리튬이 탈 때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백승주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날 YTN ‘뉴스ON’에 출연해 “리튬은 물에 닿으면 인화성 가스를 내뿜고 폭발적으로 연소한다”라며 “자체 독성으로도 피부에 화상 독성을 일으키고, 눈엔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SNS 등 온라인에선 이번 화재로 공장에서 발생한 새까만 연기가 주변으로 피어오르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
백 교수는 “연기가 퍼지면 주민들이 영향을 받는다”라며 “리튬과 그에 따른 산화물·부산물들은 피부에 화상을 일으킬 수 있고 안구에도 손상을 줄 수 있어 그 근처에서 작업하거나 오염된 분이 있다면 피부 세척과 안구 세척, 옷 세탁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옷이 오염됐다면 버려라. 그렇게 적극적으로 해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튬은 이날 소방당국의 구조 작업을 어렵게 만든 원인으로도 꼽힌다. 앞서 소방당국은 “리튬은 금속성 물질이라 물로 진화할 수 없어 진화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리튬은 상온에서 순 산소와 결합해도 발화하지 않고, 특히 일차전지는 화재 위험성이 작은 것으로 여겨져 '일반화학물질'로 분류돼 별도의 대응 매뉴얼이나 안전기준이 없다.
그러나 일차전지라고 하더라도 일단 불이 나면 연쇄 폭발이 일어날 수 있고,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섭씨 1000도 이상 고온을 보여 위험해 진화가 까다롭다.
백 교수는 “배터리 3만5000여개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초기엔 수류탄 창고에서 수류탄 하나가 터졌을 때의 상황”이라며 “위험을 격리할 수 있는 방호막이 생기는 것인데, 초기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거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전신 2도 화상을 입은 피해자가 나온 것으로 봐선 배터리 (폭발) 확산이 문어발처럼 퍼져나가다 고온에 도달했고, 그 복사열로 인해 피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자력으로 이동을 중단하게 되면서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리튬전지 제조공장인 아리셀 공장에서 이날 오전 10시 31분쯤 화재가 발생해 이날 오후 6시 40분 기준 사망자 최소 22명이 발생했다. 사망자 22명 가운데 20명은 외국인으로 알려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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