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4년 6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이종한 금융시스템분석부장, 서평석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장정수 금융안정국장, 김정호 안정분석팀장(사진제공=한국은행)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기업규모별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 |
(%, 이자보상배율 = 영업이익/총이자비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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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대기업 |
중소기업 |
2018 |
34.8 |
21.3 |
45.8 |
2019 |
38.5 |
23.9 |
50.3 |
2020 |
40.6 |
28.1 |
51.0 |
2021 |
36.4 |
22.8 |
47.8 |
2022 |
37.5 |
23.3 |
49.8 |
2023 |
41.4 |
29.2 |
5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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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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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및 자영업자 취약차주 대출 연체율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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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
자영업자 취약차주 연체율 |
2021년 1분기 |
0.57 |
4.62 |
2분기 |
0.51 |
4.00 |
3분기 |
0.54 |
3.97 |
4분기 |
0.52 |
4.36 |
2022년 1분기 |
0.54 |
4.63 |
2분기 |
0.50 |
3.96 |
3분기 |
0.53 |
4.29 |
4분기 |
0.65 |
5.27 |
2023년 1분기 |
0.99 |
7.49 |
2분기 |
1.18 |
8.18 |
3분기 |
1.24 |
8.50 |
4분기 |
1.26 |
9.19 |
2024년 1분기 |
1.52 |
1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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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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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기업·정부가 진 부채가 총 6033조원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선진국과 달리 기업 부문과 부동산 대출을 중심으로 부채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의 질도 악화하고 있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2016년 이후 8년래 최고 수준이며 기업이 못갚은 대출 비율도 2012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다. 특히 민간소비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2년도 안되는 기간 3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자영업자의 채무 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업 부채 규모·질 악화..기업대출 연체율 12년래 최고치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말 명목 GDP 대비 가계·기업·정부 부채 비율(매크로 레버리지)은 251.3%를 기록했다. 2020년 4·4분기 242.7%, 2022년 251.2%에서 더 뛰었다. 선진국의 매크로 레버리지가 같은 기간 319.3%, 267.1%, 264.3%로 낮아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기업의 경우 부채 비율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부채의 질까지 악화하고 있다.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2020년 2·4분기 말 100.5%로 100%를 처음 넘어선 뒤 매 분기 상승했다. 지난해 3·4분기 115.5%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4·4분기 다소 하락했다.
올해 1·4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2.31%로 지난해 3·4분기 1.72% 대비 0.59%포인트 올랐다. 2012년 2·4분기(2.48%)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은행에서 기업대출 연체율은 0.48%로 0.06%p 상승했고 비은행금융기관에서는 5.96%로 1.73%p 올랐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영업이익은 줄어드는데 이자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2588개 상장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3.4%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2.9%를 기록해 전년대비 2.0%p 하락했다. 영업이익률(2.9%)은 전년(4.9%)보다 2.0%포인트(p) 하락했다.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은 3.3배로, 선진국 평균(5.9배)보다 낮았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취약기업의 비중은 40.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취약기업 비중은 2016년 23.9%에서 2017년 26.0%, 2018년 30.4%, 2019년 33.9%, 2020년 37.1%까지 올랐다가 2021년 31.7%으로 하락한 뒤 2022년 33.5%, 2023년 40.6%로 오름세다. 선진국 평균(40.7%)과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3배 상승..적극적 채무재조정 필요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들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2년 2·4분기 말 0.5%에서 올해 1·4분기말 1.52%로 3배 증가 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같은 기간 2배 가량 증가한 것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다.
특히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저소득층이거나 신용 상태가 낮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취약 자영업자 차주의 연체율은 2021년 3·4분기 3.97%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1·4분기말 10.2%로 급격히 상승했다. 취약 차주의 비중도 가계(6.4%)보다 자영업자(12.7%) 중심으로 높아졌다.
한은은 평균 연체액 보다 최근 자영업 대출에서 연체하는 사람들 수와 연체기간이 모두 늘어났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영업 대출에서 신규연체 진입차주는 2021년 4·4분기에 0.47%에 불과했으나 올해 1·4분기 말에는 1.52%까지 늘었다. 전분기에 이어 계속 돈을 갚지 못하는 연체지속률도 올해 1·4분기 말 74.6%로 2017년 이후 6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은은 "2021년 3·4분기 이후 진행된 최근 금리상승 시기에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의 상승세가 과거 2010년, 2017년 금리가 오르던 때보다 가파르다"고 진단했다.
서평석 한은 금융안정기획부장은 “금융시스템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자영업자”라며 “코로나 이후 내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영업자의 연체율 상승세가 빠른 점이 위험요인”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기업의 질서있는 구조조정과 자영업자의 채무재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기업들의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부동산 등 특정 부문으로의 신용공급 쏠림이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익스포저의 편중 리스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의 경우 새출발기금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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