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중심 휴진 불씨 '여전'
아산병원도 내달 4일 강행 예고
연세대의대 교수들이 27일 예정대로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연세의료원 산하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용인세브란스병원 소속 교수들은 휴진에 나서지만 응급·중증 환자, 투석 환자를 위한 최소한의 진료는 유지한다.
앞서 연세대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의료대란과 의대 교육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가시적 조치를 할 때까지 휴진 투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휴진은 교수 개인의 결정에 따라 진행된다. 비중증상태 환자의 외래진료 및 비응급 수술, 시술은 재조정할 계획이다.
연세대의대 교수들의 휴진은 서울대의대 비대위가 휴진을 닷새 만에 철회하고 성균관대의대와 가톨릭대의대 교수들이 예고했던 휴진을 유예하는 등 집단휴진 투쟁의 동력이 약화되는 과정에서 강행됐다.
최근 의료계는 의대 증원을 비롯한 정부의 정책 추진을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휴진 장기화가 환자들에게 미칠 불편이 크다는 판단 아래 휴진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연세대의대 교수 비대위는 "환자들의 우려와 정부의 직간접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교수들이 전공의들과 학생들로 대표되는 의사사회 전반의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은 현 의료정책의 심각한 문제에 대한 적극적 의사표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는 송구한 마음"이라며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보호하는 의료제도로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는 마지막 기회를 버리지 말고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연세대의대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 돌입에 안타까움을 표명하면서 대부분의 교수들은 의료 현장과 환자 곁을 지켜줄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수도권 주요 병원에서 또다시 집단휴진을 강행한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정책관은 "집단휴진 방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부분의 교수들은 끝까지 환자 곁을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며 "집단휴진보다는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의료계와의 대화 노력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세대의대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나섰지만 실제 현장에서 '의료대란'급 혼란은 아직 벌어지지 않고 있다.
제때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환자들의 불안감과 우려는 있지만 휴진에 따른 의료 현장 마비 등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외래진료 감소폭은 이날 약 10%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울산대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들도 다음달 4일부터 예정대로 무기한 휴진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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