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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녀 소문 속에 낙마한 친강 전 외교부장, 당원 제명 대상에서 빠졌다

3중 전회 앞두고 리상푸.·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 당적 박탁


내연녀 소문 속에 낙마한 친강 전 외교부장, 당원 제명 대상에서 빠졌다
주미대사시절 홍콩 봉황TV 앵커였던 푸샤오톈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이 푸샤오톈과의 대담 도중, 생각에 잠긴 듯 잠시 발 밑을 내려다 보고 있다. 푸샤오텐 웨이보 캡처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 "혼외 정사, 외도는 용서받아도 부패는 용서없다?"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인 중국공산당 중앙이 리상푸·웨이펑허 두 명의 전직 국방장관의 공산당 당적 박탈을 결정해 공개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7월 이후 행방이 묘연한 친강 전 외교부장은 예상과 달리 제명 대상에서 빠졌다.

리상푸 부장이나 웨이펑허 부장과는 달리 중국공산당 당적에서 제명당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당 중앙(최고지도부)으로부터 용서받았음을 시사한다.

당원 제명은 중국에서는 모든 사회적 지위를 잃어버리고, 바람막이가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종 사법 처리로 가기 전의 수순격이다.

중국 정치국은 다음달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3중 전회(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그동안 방치됐던 고위급 인사 처리를 마무리하면서 이 같이 결정했다. 이 때문에 친강 전 외교부장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염문설 속에 낙마한 친강, 여전히 행방 묘연
친강이 당원 제명에서 빠졌다는 것은 일단 구제받았음을 의미한다. 복귀는 어려울 지 모르겠지만, 다른 장관들처럼 사법 처리 대상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강경 외교를 상징하는 전랑(늑대전사외교)외교의 최선봉에 섰던 친강은 지난 2022년 말 56세의 나이로 왕의 정치국원에 이어 외교부장에 임명되면서 화려한 출세가도를 달리는 듯 했다. 외교부장 3개월 만에 국무위원에 임명되면서, 그가 시진핑 국가 주석의 총애를 받는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던 친강은 2023년 7월 염문설 등 여러 추문 속에서 전격 해임됐다. 염문설과 간첩설, 권력 투쟁설 등이 분분했지만, 결국
내연녀가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출산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내연녀는 홍콩TV의 앵커로 전해졌다.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친강의 실각이 홍콩 펑황TV의 앵커 푸샤오톈(41)과 불륜을 저질렀고 혼외자도 출산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전했다. 친강이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뒤 푸샤오텐의 행방 역시 묘연한 상태이다.

아직 친강의 행적은 묘연하다. 그가 자살했다는 일부 추측 보도도 있을 정도로 장막에 가려져 있다. 친강의 낙마는 내연관계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 중앙은 27일 밤 지난 10월 전격 해임한 리상푸 전 국방부장을 8개월 만에 중국공산당에서 제명했다. 그의 전임자인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 역시 당적 제명 처분이 내려졌다. 웨이펑허 전 부장은 뇌물 수수 의혹으로 작년 9월부터 조사를 받았다.

당적 박탈당한 리상푸 전 부장 등은 사법 처리 대상


27일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중국 중앙정치국이 이날 회의에서 '리상푸 문제 심사 결과와 처리 의견에 관한 보고'를 심의한 뒤 통과시키면서 그의 당적을 제명하고 20차 당 대회 대표 자격 박탈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의 상장 계급도 취소됐다.

중앙정치국은 "리상푸는 군대 장비 영역의 정치 생활과 산업 영역의 기풍을 심각하게 오염시켜 당의 사업과 국방·군대 건설, 고급 지도 간부 이미지에 막대한 손실을 가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극도로 엄중하고, 영향이 극도로 나쁘며, 피해가 특히 크다"라고 강조했다.

중앙정치국은 "리상푸의 범죄 혐의 문제를 군사검찰기관에 이송해 심사와 기소를 의뢰한다"라며 "당적 제명 처분은 (내달 15∼18일 열리는)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인받는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임명됐던 리상푸 전 부장은 5개월 만인 작년 8월 29일 중국·아프리카 평화 안보 논단에 참석한 뒤 공식 석상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리 전 부장은 중국군에서 전략 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 등을 겨냥한 군부 반부패 조사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대대적인 군 군비 조달 비리 조사 과정에서 두 국방장관 실각

지난해 7월 말 중국 중앙군사위는 2017년 10월 이후 발생한 조달 관련 부패와 범죄 신고를 받는다는 통지를 발표했고, 이후 로켓군 수뇌부가 대거 물갈이·구속되는 가운데 리 전 부장은 갑작스레 '실종'됐기 때문이다. 리 전 부장은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장 출신이다.

이날 중앙정치국은 리상푸의 전임자인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 역시 작년 9월부터 조사해 뇌물 수수 등 문제를 발견했다며 당적 제명 처분을 내렸다. 웨이펑허는 2015년 만들어진 로켓군의 초대 사령원(상장·대장급)이자 로켓군 출신 첫 중국 국방부장이다.
2012년 11월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단행한 첫 장성 인사에서 상장으로 승진, 시 주석의 군내 친위세력으로 분류됐다.

2018년 그가 국방부장으로 임명되자 미국에 맞선 미사일 전력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자 시 주석의 로켓군에 대한 지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 바 있다.

중국공산당의 이런 결정은 내달 15∼18일 열릴 20기 3중전회에 앞서 작년 이래 숙청된 고위직들에 대한 당 차원의 처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