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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회고록 후폭풍..與 "재난 정쟁화" vs 野 "尹 입장 밝혀야"

김진표 "尹,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언급"
다음주 운영위·대정부질문에서도 격돌 예상

김진표 회고록 후폭풍..與 "재난 정쟁화" vs 野 "尹 입장 밝혀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진표 전 국회의장 회고록으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의 '10·29 이태원 참사의 조작 가능성 언급' 논란과 관련해,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여당은 김 전 의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했고, 야당은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내달 초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와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만큼, 여야는 다음 주에도 해당 이슈로 강하게 맞붙을 전망이다.

■與 "재난을 정치 도구로 활용"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국회의장은 전날 공개된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이에 대해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고 있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 전 의장을 향해 "왜곡된 기억을 바로잡고 논란을 유발한 점에 대해 사과하라"고 따졌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사회적 재난이나 참사가 있을 때마다 민주당은 항상 그 재난을 정쟁화하고 정치 도구로 활용하고 정쟁을 일상화하는 모습을 반복해왔다"고 비판했다.

당권주자인 한동훈 후보는 "윤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을 거라 믿지 않는다"라며 "민주당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 같은 말 같지 않은 것도 전 당력을 총동원해서 정체공세를 하는 정당"이라고 반박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의장이 회고록에 이런 일방적인 주장을 하면서 대통령의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행위를 한 것"이라며 "사실 정치 도의나 모든 면에서 맞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차로 하나만 개방하거나 현장의 경찰서장이 조금만 일찍 움직였어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데, 이 정도까지 커지지 않을 수 있는 사고를 국가적 참사가 되도록 방치한 현장 책임자들을 질타하는 그런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며 대통령실을 감쌌다.

■野 "참 나쁜 대통령..자격 없다"
반면 야권에서는 "국정운영을 극우 유튜버의 음모론에 의지해서야 되겠나"라며 총 공세에 나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의 해명만 듣고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며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정말 그렇게 말했는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국민한테 분명하게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좌파 언론들이 인파가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점도 의혹'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박 의원이 당시 자신이 적었다며 공개한 메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동남아 식당이 조금 있는 이태원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MBC와 KBS, JTBC 등 좌파 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SNS에 글을 올려 "이태원 참사의 소식을 접하고, 좌익 세력의 공작을 의심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 있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맹폭했다. 이 대표는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누군가는 대통령이 그랬을 리가 없다고 하지만 저는 그랬을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단언한다"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틀튜브(보수 성향 유튜버를 비하하는 의미)'의 애청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윤 대통령이 왜 그리도 유가족을 매몰차게 대했는지도 이해가 간다"고 주장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