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5월 침몰한 헝가리 유람선에서 한국 정부합동신속대응팀과 현지 경찰이 수색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5년 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유람선(허블레아니호) 충돌 사고로 한국인 관광객 25명이 숨진 사건의 유족 일부가 한국 여행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김창모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여행사가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로 숨진 5명의 유가족 9명에게 각 1억3700만∼8억2000만원씩 총 29억8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사망자 각각에 대해 위자료를 2억원으로 책정하고, 일실 수입(사고로 잃어버린 장래의 소득)을 더해 상속분을 계산한 것이다.
유람선 침몰 사고는 지난 2019년 5월 29일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28명이 숨졌거나 실종됐다. 한인 25명, 현지인 2명이 숨졌으며 한국인 1명은 실종돼 수습이 이뤄지지 못했다. 재판부는 "계약 약관에 따라 피고의 과실과 동일시할 수 있는 현지 여행사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됐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현지 여행사인 파노라마 덱이 사고 당시 선장 1명, 선원 1명만 승선시켜 현지법상 최소 승무원 요건(선장 1인·선원 2인)을 지키지 않았다. 또 폭우와 안개로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도 탑승객들에게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성인인 사망자들이 사고 당일 기상 상황을 고려해 구명조끼를 요청해 착용하는 등 스스로 안전 조치를 취할 수도 있었던 점과 사고의 경위 등을 고려해 여행사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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