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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건설, 지역업체 홀대론 확산

입찰 참여한 현대건설 컨소시엄
부산·경남업체 지분율 11% 그쳐
유찰되며 '들러리 위기' 넘겼지만
"지역 건설사 힘 실어줘야" 지적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착공을 앞둔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에 지역 건설관련 업체들의 참여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사비만 10조5000억여원에 달하는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를 대기업과 수도권 업체들이 독식하고, 유치에 힘써 온 지역이 들러리만 서고 홀대당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6월 30일 부산시와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6월 24일 마감된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사전심사 재입찰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하면서 또다시 유찰됐다. 6월 5일 1차 입찰은 무응찰로 유찰됐고, 2차 입찰에서도 1곳만 응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재입찰 공고를 내거나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는 두 가지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이번에 단독 응찰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에는 동원개발, 동아지질, 흥우건설, 삼미건설, 협성종합건업, 지원건설(이상 지분율 1%)과 경동건설, 대성문건설, 영동, 동성산업(이상 0.5%) 등 10곳의 부산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 지역에서는 대저건설과 대아건설(이상 1%), 정우개발과 대창건설(이상 0.5%) 등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지분율 1%는 1000억원, 0.5%는 500억원가량 사업비가 책정된다. 이들 부산·경남지역 14곳의 업체에 할당된 지분은 모두 합쳐도 전체 11% 정도에 불과하다. 더욱이 정보통신이나 전기, 소방 등 비토목 부문에서는 지역업체 비중이 전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가 지역업체 지분율에 따라 입찰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1~5%는 2점, 5~10%는 4점, 10~20%는 6점, 20% 이상은 8점이다. 이번 가산점 6점 정도를 받기 위해 겨우 지역업체 지분율을 10% 넘긴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산지역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에서 지역 업체들의 지분참여 비중이 최소한 20%는 넘어야 시민들의 기대감을 충족하고 그나마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의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에 지역 업체 지분율이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낮은 데 대해 부산 건설업계에서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한 동원개발과 동아지질 등의 경우 바다를 매립해 공단을 조성하거나 홍콩 첵랍콕공항 활주로 공사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자랑한다"면서 "앞으로 국토교통부가 수의계약으로 전환하지 않고 재공모를 내서 컨소시엄 구성을 다시 한다면 지역업체 비중을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개발의 경우 2023년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토목건축공사업)에서 전국 31위를 기록, 2018년 이후 6년 연속 부산·울산·경남지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기업신용평가 AAA등급, 코스닥 상장 우량기업이자 포브스 선정 '아시아 200대 유망기업'에 선정된 재무 안정성 및 사업 안정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현대건설 컨소시엄에서 정보통신, 전기, 소방, 산업·환경설비 등 비토목 부문에 지역 건설업체 지분이 하나도 없는 것에 대해서도 비토목 부문의 경우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 정도지만 할당된 공사비는 5000억원이 넘는다며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부산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가덕신공항 건설을 대기업이 도맡아 가만히 있을 경우 비토목 공사 부문도 수도권 전문건설업체들이 모두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공사 진행 과정에 지역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자재나 장비가 보다 많이 투입될 수 있도록 정부와 부산시의 지속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