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전남 광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기존 입주민들이 할인 분양을 받은 새 입주민의 이사를 막기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할인 분양에 반대하며 엘리베이터 사용료 500만원을 부과해 논란이 됐던 전남 광양의 한 아파트에서 이번에는 할인 분양자들의 이사 차량 진입을 막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아파트 난리가 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어제 벌어진 일”이라며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10여명의 사람이 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의 사진을 올렸다. 한 남성은 아예 바닥에 드러누워 있다.
A씨는 “할인 분양 세대 반대한다고 이사 들어오는 차량 막으려고 드러눕고, ‘이사 오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징그럽다’고 하고. 참 대단하다”며 “어린아이들이 뭘 보고 배울까 걱정돼 저도 이 아파트 떠나고 싶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지역 부동산 정보 커뮤니티에 입주민 협의회 의결 사항을 알리는 글이 올라왔다. 이 아파트의 입주민이라고 밝힌 B씨는 “할인 분양 계약자들도 잘못이 없지만 기존 분양자 및 입주자도 잘못은 없다”며 “입주민들이 할인 분양 계약자들의 입주를 손 놓고 바라볼 수는 없기에 이사 차질, 주차 등 많은 불편함이 예상된다”고 알렸다.
이어 "할인분양 계약자들은 자신들이 아닌 건설사를 탓해 달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1월 입주를 시작했는데 입주 시기까지도 물량이 소진되지 않았다. 그러자 건설사는 분양가를 당초 대비 약 5000만~6000만원 할인했다. 기존 입주민들은 "납득할 수 없다"며 할인 분양을 받은 주민들에게 차별 조치를 통보했다.
지난해 10월 이 아파트 기둥에 붙은 ‘입주민 의결 사항’에 따르면 할인 분양 세대가 이사 온 사실이 적발됐을 때는 ▲차량 1대부터 주차 요금 50배 적용 ▲커뮤니티 및 공동시설 사용 불가 ▲이사 시 엘리베이터 사용료 500만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부동산 및 외부인 출입 적발 시 강제 추방과 무단침입죄를 적용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아파트를 구입하기 전 둘러보는 행위 자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이사할 때 엘리베이터 사용료 500만원, 커뮤니티 및 공용 시설 사용 불가 등이 담긴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하지만 건설사의 할인 분양은 법적 신고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항이 아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입주자한테 따질 문제가 아니다", "주식 저점 매수한 사람들에게 항의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 "이사가 막힌 새 입주자들은 손해배상 청구해야겠다"는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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