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한동훈, 억지스런 출마 변명하려 책임당원 짓밟아"
한동훈, 김기현에 "지지율 5%에도 인위적 지원으로 대표 돼"
해당 발언 놓고 김 전 대표 "가벼운 언행에 실망"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 1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4선 이상 의원들과 오찬을 갖기에 앞서 김기현 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당권에 도전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자신의 억지스런 출마를 변명하기 위해 우리 당을 지켜온 책임당원들의 자존심쯤은 짓밟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이 전날 김 전 대표에 대해 "지지율이 5%였음에도 인위적인 지원을 통해서 당 대표가 됐다"라고 한 것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당시 전당대회에서 50% 이상의 책임당원들이 지지했던 것을 한 전 위원장이 폄훼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설의 중심에 있는 한 전 위원장이 친윤계 인사인 김 전 대표의 정당성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친윤계와의 갈등도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한동훈 후보의 가벼운 언행에 그저 실망스러울 따름"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한 후보가 우리 국민의힘과 이 당을 위해 온몸을 던져 헌신하며 지켜오고 계신 책임당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제 좀 알 것 같다"면서 "당 대표가 되시겠다는 분이 당의 주인인 당원들을 경시한다면 이건 심각한 자가당착"이라고 일갈했다.
전날 한 전 위원장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했던 발언을 비판한 김 전 대표는 "한 후보는 지난 전당대회 당시 저 김기현을 선택한 53%의 책임당원들이 제대로 된 판단력이 없어, 그냥 위에서 시키는 대로 김기현을 지지했다고 말씀하고 싶으신가 보다"라면서 "한 후보자의 눈에는 자랑스런 우리 당원들이 그렇게 무지한 사람들로 밖에 보이지 않는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김 전 대표는 "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은 자발적 지원이고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은 인위적 지원이라는 주장 또한 견강부회"라면서 "대구지역의 전통 지지층 앞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유연한 사고를 하고 계시다'며 추켜세우더니, 불과 1년여 전 전당대회에서 저 김기현을 지지한 대구 책임당원들의 판단은 인위적인 지원에 의한 것이라 깎아내리나"라고 직격했다.
당시 전당대회는 당 지도부와 대통령간 갈등으로 이를 회복하기 위한 당정협력이 주요 이슈였음을 강조한 김 전 대표는 "당과 정부가 협력관계를 유지해 달라는 것이 당시 우리 당원들의 한결같은 마음이었다"면서 "한 후보자가 자신의 선거전에 활용하기 위해 당원들의 이런 표심을 터무니없는 잣대로 폄훼한다면 이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한 후보자는 광화문광장에서 때로는 비를 맞으며 때로는 추위에 벌벌 떨며 민주당의 폭거에 맞서본 경험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묻고 싶다"면서 "한동훈 후보자는 풍찬노숙하며 우리 당을 지켜오신 당원들의 자존심을 폄훼한 점에 대해 사과하시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촉구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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