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자에게 월 5% 수익률을 보장하겠다는 거짓말로 대출을 받아 투자하도록 한 보험판매업자 자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피해자 603명을 대상으로 투자금 2878억원을 모은 뒤 돌려막기하다가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사기·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 A씨와 최상위 모집책 B·C씨 자매 등 일당 21명을 검거했다고 3일 밝혔다.
60대 여성인 A씨 등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지난 2022년 11월까지 서울 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 일대에서 피해자 603명에게 약 2878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업가 행세를 하며 "내가 운영하는 대부업체에 투자하면 카지노, 경마장, 코인회사 등에 재투자해 매월 5%씩 이자를 주겠다"는 거짓말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보험업에 종사하던 50대 여성 B씨가 보험 가입 회원들에게 접근해 보험 약관 대출을 받아 투자할 것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모집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 신용 대출까지 받도록 권유했다.
이들은 중간 모집책 14명까지 두고 총 2878억여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가운데 약 1067억원은 A씨와 B씨, B씨의 동생 C씨 등 최상위 모집책 3명이 가로챘다. 이들은 선투자자에게 투자금 일부를 지급해 돌려막기하면서, 나머지 금액으로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거나 운전기사를 부리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C씨 자매는 C씨의 시누이를 통해 알게 된 A씨와 공모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사기 관련 범죄전과가 8건이나 있는 인물이었다.
특히 A씨의 오빠와 조카 등 친인척 4명도 동원돼 차명계좌를 제공하거나 피해자가 준 현금을 건네주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고수익으로 투자금을 돌려줘 고맙다며 A씨에게 선물과 상품권, 현금 등을 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수익금, 배당금을 받기 위해 이들의 범행에 가담해 중간모집책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또 일부는 A씨 등을 고소하고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피해자인 것처럼 가장해 수사를 피해가려다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서울 시내 경찰서에 A씨 등을 대상으로 고소된 사건 42건을 병합해 수사에 나섰다.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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