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11~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12일 FOMC 뒤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연준 목표치인 전년비 2% 수준으로 지속 가능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결론냈다.
그러나 일부 위원들은 미 노동 시장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둔화되는 조짐이 있다며 지표에만 연연해하지 말고 필요할 경우 신속한 정책 대응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확신 못 해
연준은 3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만큼 인플레이션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는 확신을 아직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11~12일 열린 FOMC에서 참석자들은 아직은 금리 인하에 나설 때가 아니라고 결론냈다.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는 있지만 금리를 내릴 만큼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우호적인 추가 데이터가 있어야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갖게 해 줄 것이란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FOMC 참석자 19명 가운데 일부는 필요할 경우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노동 시장 둔화
금리 인상 얘기도 나왔지만 이는 큰 의미가 있는 주장은 아니었다.
외려 데이터에 집착하기보다 노동 시장 둔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동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약화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신호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의사록은 "다수 참석자들은 연준 통화정책이 예상치 못한 경제적 취약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대신 인플레이션은 확실하게 하강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판단했다.
미 임금 상승률 둔화,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 약화,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 상승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계속해서 하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신호라는 것이다.
일부 참석자들은 이민 노동자 유입 증가세로 인해 미 신규 일자리가 늘어나면서도 실업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것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2년 동안 이어진 노동시장 과열 불균형이 외국인 노동자 유입 확대로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노동부의 월간 고용 동향에서 발표되는 신규 고용 증가세는 실제 흐름을 과장되게 표현하고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다린다
의사록에 따르면 그렇지만 참석자 대부분은 지금의 금리 인하 유보 상태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직은 금리 인하를 검토할 만큼 경제 상황이 나쁘지도 않고,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공감대에 따른 것이었다.
그렇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FOMC 의사록 발표 뒤에도 9월 17~18일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높게 판단했다.
0.25%p 금리를 내릴 확률을 하루 전 63.4%에서 이날은 66.5%로 높여 잡았다.
반면 동결 전망은 31.2%에서 27.4%로 낮췄다.
한편 연준은 9월 회의에 앞서 이달 30~31일 FOMC 회의를 연다. 금리 동결이 확실시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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