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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필리버스터 강제종료… 與, 연단으로 몰려가 집단 항의

채상병 특검법 두고 3일째 파행
우원식 국회의장 종결투표 강행
與 "필리버스터 권한 보장 안돼"
野 단독처리·尹거부권 수순 예고

밤샘 필리버스터 강제종료… 與, 연단으로 몰려가 집단 항의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 표결을 진행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국회가 3일째 파행 운영 됐다. 특히 여야는 특검법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24시간 이상 진행하며 대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필리버스터 종결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 권한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반발해 채상병 특검에 대한 표결은 지연됐다.

여야는 4일 전날에 이어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에 따라 24시간이 지난 오후 4시 40분께 우 의장에 의해 중단됐다. 국회법에 따라 5분의 3(180명) 이상의 재적 의원이 찬성할 경우, 필리버스터는 종결 동의안이 제출된 후 24시간 뒤에 종료된다.

이날 민주당 등 범야권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 종결을 신청했지만, 필리버스터 종결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반발하며 다시 한번 대치가 이뤄졌다. 곽규택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던 중 24시간이 지나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토론을 종결하려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연단으로 찾아가 집단 반발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에게 곽 의원의 토론이 진행 중임을 강조, 토론이 중단되지 않았는데 종결시켰다며 발언 권한을 보장해달라고 주장했다. 우 의장은 추경호 원내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쳤지만, 우 의장이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의 건을 표결에 부치며 토론을 종결시켰다.

국민의힘은 우 의장이 국회법을 어겼다며 반발의 의미로 필리버스터 종결을 위한 투표에 참석하지 않았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석까지 다가가 우 의장에게 "토론자에 대한 필리버스터 권리를 보장해달라"며 항의에 나섰지만, 우 의장이 종결안을 강행처리하면서 토론은 종결됐다. 국민의힘은 항의 차원에서 연단에 나가 반발에 나서며 감표의원 출석까지 거부했지만, 우 의장이 투표를 강행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까지 진행된 필리버스터에서 반대 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은 채상병 특검법이 야당의 정치적 목적을 담은 법안이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우 의장마저 야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를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며 공세를 폈다.

반면 찬성토론으로 맞대응에 나선 야당 의원들은 수사외압 의혹에 초점을 맞춰 특검법의 당위성을 설파하는데 주력했다.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 중 초선인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6시간 49분으로 가장 긴 시간 발언을 한 것으로 기록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상정돼 통과될 경우 21대에 이어 다시 한번 국회 문턱을 넘게 된다. 만약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위헌적 요소와 정쟁을 이유로 반대한 만큼, 대통령실도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여당 차원에서도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줄어,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가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아직 수가 남아있지만, 이대로라면 대통령 재의요구권을 건의할 수 밖에 없다"며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보겠다"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