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물가 급등을 이끌었던 농산물 값이 3개월 연속 하락하며 안정세를 찾고 있다. 정부는 제철 과일 출하와 더불어 사과·배의 작황도 평년 수준으로 회복되며 공급측 충격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이 3.0%로 소비자물가 상승률(2.4%)을 웃돌자 정부가 업계에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훈 차관 주재로 '농식품 수급 및 생육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농축산물 물가는 기상호전 등으로 1년 전보다 7.3% 올랐지만, 전월 대비 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물은 전월 대비 0.6% 하락했고, 가공식품과 외식물가는 각각 1.2%, 3% 소폭 상승했다.
특히 2~3월 기상 악화로 가격이 높았던 채소류 전반의 물가가 안정세를 찾고 있다. 전월 대비 배추 22.9%, 대파 13%, 풋고추 16.2% 하락하는 등 품목 대부분의 가격이 하락했다.
제철을 맞은 참외와 수박은 작황 양호 및 출하지 확대로 전월 대비 각각 25.1%, 23.4% 하락하여 5월보다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훈 차관은 "사과는 7월 하순부터 '쓰가루'와 '썸머킹', 8월 하순부터 '홍로'가 본격 출하될 예정이고, 배 역시 8월 중순 '원황', 하순부터 '신고' 품종이 본격 출하될 것"이라며 "작황이 양호한 조생종 사과 등이 출하되기 시작하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사과와 배 생육 상황이 양호하여 현재와 같은 가격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 3일 기준 과수 화상병과 흑성병 발생 면적은 전체 면적의 0.15% 수준으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과일류의 탄저병 약제 지원 등 수확기까지 시기별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예방·관리할 계획이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한 배추·무 등 노지채소는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병해충 방제 및 기술 지도를 강화하는 한편, 여름철 정부 가용물량 비축을 확대한다.
배추는 2만3000t, 무 5000t을 확보하고, 배추 예비묘 200만 주를 준비하여 재해 등 비상상황에 대처할 계획이다. 또 저장성이 있는 양파, 마늘, 건고추는 단경기, 명절 등에 대비하여 총 1만4000t을 선제적으로 비축하기로 했다. 포도 등 국산 제철 과일과 경합하는 품목을 제외한 바나나, 망고 등 수입 과일 10개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를 9월 말까지 연장한다.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움직임에도 외식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는 외식업계 인건비 부담 완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 조건 개선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현재 비전문 취업비자(E-9)를 받은 외국인 근로자는 100개 지역 내 한식 음식점에서만 고용할 수 있는데, 업종과 지역, 업력 기준을 완화하거나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차관은 "농식품부는 국민 여러분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식품·외식업계도 국민 여러분들의 물가 부담 완화에 계속해서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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