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5일(현지시간) 이례적인 추천의견 강등을 당했다. 로이터 연합
질주하던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에 제동이 걸렸다.
가파른 주가 상승 속에서도 시장 전망을 압도하는 엄청난 실적으로 고평가 논란을 잠재웠던 엔비디아에 고평가 우려가 제기됐다.
연일 매수 추천에 목표주가 상향조정이 뒤따르던 엔비디아가 서서히 꼭짓점을 찍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게 됐다.
애널리스트들의 추천 의견 하향 조정이 이제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매수에서 중립
엔비디아 목표주가 상향 흐름에 딴죽을 걸고넘어진 첫 주자는 투자은행 뉴스트리트의 피에르 퍼라구 애널리스트다.
퍼라구는 5일(현지시간) 분석 노트에서 엔비디아가 이제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했다.
그는 "엔비디아 주가 상승은 오직 강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때에만 가능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퍼라구가 제시한 강세 시나리오는 엔비디아 실적이 2025년 이후에도 개선된다는 가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가 내년까지는 급격한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후 전망은 아직 안 나오고 있다.
퍼라구는 내년 이후의 실적 개선이 담보돼야 엔비디아 주가가 더 오를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나아가 이런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확신할 만한 어떤 조짐도 지금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퍼라구는 엔비디아가 여전히 가장 강력한 AI 데이터센터 시장 강자이지만 이 같은 단기적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엔비디아 추천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강등했다.
목표주가는 135달러로 제시했다.
퍼라구의 비관 전망이 나온 5일 엔비디아 주가는 2.45달러(1.91%) 하락한 125.83달러로 마감했다.
장 마감 30분 전까지 1%가 안되는 하락세를 보였던 엔비디아는 마감 직전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낙폭이 순식간에 2%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벌어졌다.
삼성전자
반면 라디오프리모바일을 발행하는 독립 애널리스트 리처드 윈저는 같은 날 엔비디아 낙관 전망을 재확인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윈저가 내세운 낙관 전망 근거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가 5일 실적 예비발표에서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낙관한 것은 'AI 파티'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을 입증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은 전년 동기비 16배 가까이 폭증한 규모다.
윈저는 엔비디아가 다음 달 분기 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가 거둔 것 같은 깜짝 스토리를 재현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팁랭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다음 달 15일 장 마감 뒤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월스트리트 기관 투자가들 대부분도 엔비디아가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주가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해 240% 가까이 폭등한 데 이어 올해에도 154% 폭등했다.
2분기 들어 횡보하던 주가는 5월 22일 분기 실적 발표 날을 계기로 재도약했다.
엔비디아는 높아진 시장 눈 높이를 크게 웃도는 압도적인 분기 실적과 10대1 주식 액면분할 발표로 다시 폭등세로 돌아섰다.
엔비디아는 이후 5일까지 주가가 32.5% 폭등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올 후반 출시할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이 엔비디아의 추가 도약을 일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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