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이번주부터 8월까지 2분기 실적 발표 시작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이 2022년 금리 인상 이후 최대 수준이라고 기대
지난해 AI가 끌어올린 상승세, 계속 이어질 지 주목
주요 투자은행 실적도 양호, 합병-IPO-회사채 발행 등 기업 활동 왕성
고금리 장기화 우려는 여전...불량 채권 계속 늘어
5일(현지시간) 촬영된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이번 주부터 미국 주요 기업들의 2·4분기 실적 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기업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약 8.8% 증가해 초저금리 시기였던 2022년 이후 최대 수준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채권 발행 및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는 투자은행 들 역시 기업들의 실적 향상 덕분에 기록적인 매출을 보일 전망이다.
초저금리 시대 이후 최고 실적 기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미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을 인용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상장 기업들의 올해 2·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보다 8.8%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예상이 들어맞는다면 4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하는 셈이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제로 수준(0~0.25%)'의 금리를 유지했던 2022년 1·4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팩트셋은 시장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을 종합하여 올해 전체적으로 S&500 기업들의 순이익이 11% 나아진다고 전했다. 업종별로는 알파벳과 메타 등이 속한 통신서비스업종의 순이익이 18% 증가해 상승폭이 가장 크다고 예측했다. 이어 헬스케어 분야의 순이익도 1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소재 분야의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1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WSJ는 7월과 8월에 걸친 실적 발표 기간에 대형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500 지수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올해 들어 17% 상승했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2배 이상 올랐으며 메타플랫폼(53%), 아마존(32%), 마이크로소프트(24%), 애플(13%) 등 다른 대형주들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WSJ는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계속 상승하려면 각 기업의 가치 평가 및 수익 전망에 맞는 실적을 내놔야 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미 증시는 23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연준이 최근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투자 심리가 나빠지고 있다. WSJ는 악조건 속에서 기업 실적마저 부진하다면 증시의 상승 동력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P뉴시스
IPO·회사채 발행 등 기업 활동 왕성
일단 금융권 실적만 보면 기업들의 사업 전망이 나쁘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시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달부터 실적을 발표하는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의 2·4분기 평균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해당 투자 은행들은 2021~2022년 당시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인수합병, IPO 및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막대한 수수료 매출을 올렸으나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2년 가까이 실적이 좋지 않았다. FT는 지난해 10월 타결된 미 엑손모빌과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스의 역대급 에너지 업계 합병이 지난 5월 마무리되면서 이를 중개한 씨티그룹 역시 한몫 챙겼다고 설명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지난 5월 미 헬스케어 기업 펠로톤의 13억5000만달러(약 1조8616억원) 규모 회사채 차환을 중개하면서 수수료 매출을 올렸다. JP모건은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올해 24분기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수치의 약 2배 수준인 30%로 변경한다고 알렸다. 다른 미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이달 초 발표에서 올해 3~5월까지 3개월 동안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했다며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전망 역시 매우 밝다고 알렸다.
미 투자은행들은 고금리 충격으로 합병이나 상장, 회사채 발행 등이 잠시 주춤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으나 미 증시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경기 침체 위기가 걷히면서 희망을 보고 있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연준이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투자은행들이 빚을 회수하기 어렵다면서 위험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과 BofA, 씨티그룹, 웰스파고를 포함한 4대 미 대형 은행들이 2·4분기에 회수 불가능 판정으로 상각한 채권은 최소 70억달러(약 9조6530억원)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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