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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없이 끝난 화성 아리셀 참사 경찰의 '유가족 브리핑'

유가족, 경찰의 빠른 수사와 빠른 기소로 책임자 엄벌 촉구

소득 없이 끝난 화성 아리셀 참사 경찰의 '유가족 브리핑'
8일 경기 화성에 위치한 화성시청에서 열린 경찰의 수사 중간과정 브리핑을 듣기 위해 참석하는 유가족의 모습./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화재 사고가 발생하고 약 2주 만에 유가족과 경찰이 만났지만 별다른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유가족 측은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 등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경찰에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아리셀 참사 유가족 대책위는 8일 오전 10시 30분께 화성시청에서 수사 과정에 대한 경찰의 중간 브리핑을 들었다. 이날 브리핑장에는 유가족과 생존 피해자 가족, 대책위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대답 없이 브리핑장으로 향했다.

한상진 대책위 대변인(민노총 경기도본부 정책기획국장)은 경찰의 브리핑 후 취재인 앞에 나서 "오늘 브리핑은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 이외에 특별한 사항이 없었다. 경찰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수사 중인 사항에 대한 기밀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며 "이 같은 경찰의 태도에 유족들이 항의했고 그로 인해 몇 번이고 브리핑이 중단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이어 "전 노동자와 시민, 심지어 외신까지도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에 관심을 가지지만, 이것 대응하는 경찰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족들 입장에선 수사 상황이 더디다고 생각한다. 속도감 있는 수사와 빠른 기소로 책임자들은 엄벌해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사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현재 경찰에 입건된 사람은 총 5명이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 아리셀 관계자 등 4명이다.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고용관계 위반 등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의해 고발 당했다.

브리핑에는 애초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브피핑장에 유가족과 피해자 가족 이외에 대책위 관계자가 있다는 이유로 참석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손익찬 유가족 대책위 대표 변호사는 "유가족 등도 법률 조언을 받을 권리가 있고, 유가족들이 대책위 관계자들의 배석을 희망했는데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가 이를 빌미로 유가족을 만나지 않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소득 없이 끝난 화성 아리셀 참사 경찰의 '유가족 브리핑'
8일 경기 화성에 위치한 화성시청 본관 1층에 마련된 '아리셀 참사' 분향소 전경./사진=김동규 기자

화성시청 1층에는 추모 분향소가 마련돼 있었고 지나가는 시민들이 종동 국화꽃을 헌화하며 고인들에 대한 예의를 표했다. 고모씨(70대) 역시 시청에서 일하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들렀다고 분향소가 마련돼있는 것을 보고 헌화했다.
고씨는 "선진국으로 자리 잡았다고 불리는 한국에서 아직도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화성만 하더라도 공단이 여러 곳 있는데, 비슷한 사건이 다시 안 일어나란 보장이 없지 않느냐. 지금이라도 소방안전점검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추모객 김모씨(62)는 "이번 사고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희생을 당했다고 하는데, 한국인으로서 정말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며 "내가 다니는 공장에도 외국인노동자가 많은데, 이제는 이들에 대한 안전교육이 별도로 이뤄지는지 잘 모르겠다. 단순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을 물론,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도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