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서 한방병원을 운영하며 진료기록을 부풀리기 위해 고주파 기기에 베개를 넣고 가동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험사기를 일삼은 의료진과 환자를 비롯한 관련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의료법 위반과 허위진단서 작성 혐의로 병원장 A씨(50대)와 상담본부장 B씨(60대·여·간호사)를 구속하고 가담자 10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부산에서 한방병원을 운영하며 허위 진료 환자를 유치, 보험사들로부터 실손보험을 타 수익을 취해온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한방병원이 범행에 공모할 환자 유치를 위해 치료비 일부를 돌려준다고 안내하는 내용. 부산경찰청 제공
A씨 일당은 지난 2022년 6월 13일부터 지난 3월초까지 브로커를 끼고 전문 한방병원을 운영해 허위진료기록을 138회 발급, 보험금 9억 6000만원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의약품 독점공급을 대가로 의약품업자 등으로부터 대가성 계약금(리베이트) 1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병원장 A씨는 고령의 의사를 채용한 뒤 실제 처방과 진료는 간호사가 전담하게 했다. 이들은 환자들에 허위 질병진료기록과 영수증을 발급해 준다고 제안해 보험사기에 가담할 공모자들을 모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환자 가족에 도수치료나 보약 등을 제공하거나 고주파 치료를 허위 처방하기도 했다. 그 가운데 고주파가 회당 30만원의 수익이 나는 점을 이용해 이들은 기기 사용 기록을 남기고자 환자 대신 베개를 넣고 작동하는 등의 수법으로 월 100회 이상 허위 처방했다.
또 의약품 공급업자로부터 “의약품을 독점 구매하겠다”며 리베이트를 받아 환자들에 의약품을 비싸게 판매, 실손 보험을 통해 환자들의 비용을 보전해왔다. 이를 통한 수익은 병원과 의약품 공급업자가 취했다.
특히 환자들이 허위 치료를 받도록 유도하기 위해 일부 금액을 돌려주는 ‘페이백’ 제도를 활용해 이들을 유인했다.
아울러 단속을 대비해 한방병원 내 핵심 증거물을 은닉해오며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A씨 일당의 부동산 2억 5000만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의료기관 보험사기는 금융감독원과 공조, 보험사기 정보를 교류 받아 관련자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보험제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선량한 가입자까지 피해를 입히는 보험사기를 철저히 수사해 반드시 엄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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