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폭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전북 군산시 성산면 한 아파트 앞까지 토사가 밀려와 있다. 연합뉴스
【전국 종합】충청, 전라, 경북 일부 지역에 10일 새벽 시간당 100~110㎜ 넘는 폭우가 쏟아져 마을이 고립되거나 산사태가 이어졌다. 군산 어청도는 이날 1시께 시간당 146㎜ 폭우가 내려 기상관측 이래 34년만에 가장 많은 비로 기록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일시 대피한 이재민은 2585가구 3568명에 달했다 또한 충북 옥천군, 충남 논산시·서천군, 대구 북구에서 총 4명이 사망했다. 충북 영동군에서는 1명이 실종돼 수색 중이다.
충남 논산의 한 오피스텔 승강기 안에서는 남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충남 서천군 비인면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주택이 무너지면서 집 안에 있던 7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충남 금산군 복수면 백암리 일대도 산사태로 인해 차량 통행이 멈췄다. 충남 서천군 읍내와 부여 일대 아파트 지하 주차장 등이 침수됐다.
충남 지역은 하천 제방 17곳이 유실되고 교량 1곳·도로 1곳이 침수되는 등 공공시설 25곳에서 피해를 봤고, 주택 1곳·상가 3곳·축사 15곳 등 사유시설 24곳도 파손됐다. 충남 논산 벌곡면 한 마을도 침수돼 주민 30여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강경 대흥리 주민 40여명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충북 옥천군 삼청리에서는 이날 오전 둑길에서 70대 A씨가 승용차를 몰다가 하천으로 추락해 숨졌다. 충북 영동에서도 농막에서 홀로 거주하던 70대 B씨가 실종됐다.
대전에서는 서구 용촌동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 금강에도 홍수경보가 발령됐고 충북 영동군은 누교·명천저수지 둑 붕괴 우려에 따라 저수지 아래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10일 새벽 강한 비가 쏟아져 마을 입구 도로가 모두 물에 잠긴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 마을에서 소방대원들이 주민들을 고무보트에 실어 나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금호강 일대 물이 불어나 주민 20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하지만 밭에 나왔던 60대 남성은 불어난 물살에 농로로 빨려 들어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경북 안동·영양 등지에서는 농작물 914㏊가 물에 잠겼고, 영양·안동·경산 등에서는 도로 사면 유실(6건), 도로 파손(3건), 도로 낙석(2건) 등 피해도 발생했다. 경산·봉화·문경 등에 있는 교량·지하차도 등 22곳의 교통이 통제됐다.
포항에서는 죽장면 물놀이 관리지역을 비롯해 선린대 지하차도, 성곡교 지하차도, 곡강교 지하차도, 죽장면 가사리 등의 출입이 통제됐다.
전북 군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하고 주택 상가가 물에 잠겼다. 군산시 나운동의 한 아파트 주민 26명도 산에서 쓸려 내려온 토사를 피하고자 지인의 집과 동사무소로 긴급 대피했다.
전북 완주에서는 운주면사무소 인근 장선천의 범람으로 운주면과 경천면 일대 마을이 고립되는 일이 벌어졌다. 진안에서는 주민 6명이 산사태 우려에 마을 회관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이날 첫 차부터 무궁화호와 ITX-새마을 등 일반 열차 운행을 일부 중지하거나 조정했다. 전남과 섬을 잇는 여객선은 53항로 80척 가운데 10항로 15척이 결항했다. 김해공항에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강한 바람으로 인해 항공편 21편이 결항했고, 16편이 지연 운항했다.
이번 폭우로 도로, 하천제방, 산사태 토사유출, 교량침하 등 피해를 본 공공시설은 391건으로 집계됐다. 주택 침수, 차량 침수, 옹벽 파손 등의 피해를 본 사유 시설은 146건이다. 침수된 농작물은 969.2㏊, 유실·매몰된 농경지는 44.9㏊로 파악됐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김장욱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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