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20년 전 발생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과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소관 위원회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됐다.
10일 국회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처벌과 가해자 신상공개에 관한 청원'이 지난 6일 기준 5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아 국회 행안위에 회부됐다.
국회국민동의 청원은 30일 안에 5만명의 동의를 얻은 법안 청원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청원은 지난달 14일 등록됐다. 이후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6일까지 동의 수가 5만명을 넘었다.
청원자는 "사건 후 가해 남학생들은 체포됐으나 울산남부경찰서는 44명 중 13명만 구속 수사, 나머지는 모두 훈방 조치했다"며 "지역 경찰과 밀양 주민들의 비호 아래 저 13명마저도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고 풀려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여경 대신 대면 조사를 맡았던 한 남자 경찰관은 피해자에게 '네가 밀양 물을 흐렸다', '네가 먼저 꼬리치지 않았냐'며 2차 가해를 가했고 밀양 주민 64%가 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다는 쪽에 투표를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청원자는 "이렇게 20년이 흐르는 동안 피해자는 감히 상상조차도 할 수 없을 만큼의 고통스러운 삶을 보냈을 것"이라면서 "가해 남성들은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골프를 치고 해외여행을 다니고 호화로운 삶을 살고 있었고 몇몇은 결혼해서 자녀까지 낳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44명의 신상 공개를 바라며 지금이라도 재수사해 처벌을 받게 해 달라"며 "저출산이라며 애를 낳으라고 하지 말고 이미 태어나 고통 받고 있는 딸들을 지켜 달라. 피해자는 사회로 가해자는 감옥으로 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해 성폭행한 사건이다. 지난달 초부터 온라인 공간에서 가해자들 신상이 공개되면서 당시 사건이 재주목받았으며 '사적제재' 등 논란이 일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했다.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났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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