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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1만배 높인다"..AI, 기업에 득이냐 실이냐

LG, 8월 차세대 엑사원 발표

"생산성 1만배 높인다"..AI, 기업에 득이냐 실이냐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이 1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해 '생성형 AI 생태계의 현황 및 대응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서귀포(제주)=장민권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 패키징(반도체 특성을 구현한 웨이퍼·칩의 제품화) 기술이 향후 기업들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은 1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경협 최고경영자(CEO) 제주하계포럼’ 강연에서 "기업들이 AI 도입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최고경영자(CEO)들이 더 빠르게 AI를 이해하고, 직접 도입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업무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AI가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있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면서 "AI에 대한 이해도를 굉장히 높이고 활용해야 한다. AI가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내려야 하며, 나아가 각 사업 분야에 AI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원장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신소재·신물질·신약 관련 탐색 AI인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현장에 적용해 경영 혁신을 이룬 사례를 소개했다. 신약 개발 등 기존 화학·바이오 연구는 전문가들이 논문 읽기→문제 정의→예측 모델 설계→예측 결과 도출→실험 등의 필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통상 이 과정에만 수년이 소요됐다. 하지만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통해 각종 실험 데이터를 구축해 화학·바이오 분야에 특화된 AI 기반 예측 솔루션 모델을 만든 결과, 연구에 필요한 물질을 빠르게 찾아내는 등 평균 연구 기간을 3년에서 1개월까지 대폭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실험실에서만 해야 했던 합성 실험 연구를 AI 시뮬레이터 만으로도 할 수 있게 됐다고도 배 원장은 부연했다. LG AI 연구원은 오는 8월 '엑사원 2.0'의 후속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배 원장은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기업의 수가 2019년과 비교해서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아직도 42%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G의 생성형 AI '엑사원 아틀리에'가 스스로 학습해 만든 경기 광주 곤지리조트 화담숲 내 화담채의 미디어아트 사례를 언급하며 "만약 사람이 이 작업을 했다면 어마어마한 시간이 소요됐겠지만, AI를 활용해 굉장히 단기간에 이미지를 몇 천장, 몇 만장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이처럼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면서 "AI를 통해 기존 1000배, 1만배의 생산성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생산성 혁신은 결국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생산성 1만배 높인다"..AI, 기업에 득이냐 실이냐
신창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교수가 1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서 '첨단 반도체 기술과 반도체 산업 지형 변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경협 제
AI 시대를 맞아 지형이 크게 바뀌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는 대만을 둘러싼 미·중간 무역분쟁 심화 등 '블랙스완'급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블랙스완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의미한다.

신창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앞으로 5~6년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현재 10나노미터(1nm=10억분의1m) 이하 반도체 칩을 찍어내는 곳은 한국과 대만 밖에 없다.
2027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4기 집권 시기 즈음 (반도체 시장에) 분명히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칩렛'(기존 칩에서 필요한 각각의 기능을 분리해 작은 면적의 칩 조각(칩렛)을 만든 후 하나로 결합) 등 첨단 패키징에 향후 반도체 산업 주도권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 근간인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근거로 정부의 직접 보조금 지원 필요성도 주장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