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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누가 성골인가'..진검승부 겨루는 찐명계 후보들

민주 최고위원 선거에 13명 후보 등록
너도나도 '친명 마케팅'..李 회견 참석도
충성 경쟁 과열에 金 "5인 1색" 비판

'과연 누가 성골인가'..진검승부 겨루는 찐명계 후보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준호 의원, 강선우 의원, 김민석 의원, 이재명 전 대표, 전현희 의원, 김지호 부대변인. 연합뉴

[파이낸셜뉴스] 8·18 더불어민주당 전국당원대회에서 이재명 대표 후보의 연임이 확실시되며 최고위원 선거도 '명심' 경쟁이 치열한 모양새다. 다만 과도한 명심 경쟁이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 전당대회의 의미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고위원 선거 '찐명계'간 각축전

11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 총 13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원내에서는 강선우·김민석·김병주·민형배·이성윤·이언주·전현희·한준호 의원이, 원외에서는 김지호 부대변인, 박완희 청주시의원, 박진환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위원, 정봉주 전 의원, 최대호 안양시장이다.

이 전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에 최고위원 후보들은 친명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후보 모두 선거운동 구호로 '이재명'을 언급하는 모습이다. 후보들은 출마 선언문에 이 후보를 총 105번 언급했다. 다만 박진환·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이 후보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 후보의 두터운 팬층을 향한 구애도 잇따랐다. 강선우·김병주·김지호·전현희 최고위원 후보는 이 후보의 팬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에 글을 올렸다.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는 10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 승부에서 "전체 당원이나 지지자들의 총의가 이 후보를 중심으로 집권하자는 공감대가 아주 높다"며 "당 전체 흐름, 당원들의 지지 등이 이 후보에게 몰려 있어 (칭송 경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성 경쟁이 과열되며 당원들 사이에서는 명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당원 커뮤니티에서는 전날 이 후보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최고위원 후보 5명이 참석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과도한 충성경쟁..비전 대결 미흡

당시 회견에는 강선우·김민석·김지호·전현희·한준호 등 5명의 후보가 참석했으며, 회견이 끝난 뒤에는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의 메시지가 떴다"며 "지난 전당대회 때도 눈치 못 챙기는 이들이 수두룩했는데 이렇게 대놓고 알려줘도 못 알아들으면 답이 없다"는 글이 게재됐다.

최고위원 후보들의 회견 참석은 초청이 아닌 자율로 이뤄졌다. 참석하지 못한 후보들은 대부분 다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후보는 "오히려 급해서 기자회견장에 간 것이 아닌가"라며 "이 후보에게 기대서 선거를 하는 사람들을 잘 보면 진짜 친명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또 다른 후보는 "다른 후보의 전략에 대해 비판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친한 것과 별개로 이 후보를 향한 탄압이 들어올 때 어떻게 지킬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심 경쟁이 과열되며 최고위원 선거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이 후보에 도전장을 내밀며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당대표 후보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5인 5색이 돼야 하는데 지금 5인 1색이면 최고위원을 왜 뽑나"라며 "민주당이 잘못되어가는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