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中은 러 조력자" 나토 공개 비난에… 中 "냉전적 사고" 발끈

"군수 지원 등 우크라 침공에 조력"
워싱턴 정상회의 공동성명서 언급
NYT "창설 이후 첫 中 공개 비난"
中, 성명에 "도발·거짓말로 가득"

"中은 러 조력자" 나토 공개 비난에… 中 "냉전적 사고" 발끈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앞줄 왼쪽부터)이 나토 정상회의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모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2개국 정상들이 1949년 나토 창설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공개 비판했다. 나토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를 돕는 북한 및 이란 역시 국제적인 안보 불안을 부추긴다고 비난했다.

■창설 75년 만에 처음으로 中 공개 비난

9일부터 워싱턴DC에서 회동 중인 나토 정상들은 회의에서 채택한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 공동 성명을 10일 나토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를 공격하는 동시에 러시아를 군사 및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국가들을 언급했다.

나토 정상들은 "중국의 야심과 강압적인 정책은 나토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이를 강화하려는 양측의 시도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약화시키고 심각한 우려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949년 창설된 나토가 중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나토는 지난 2019년 처음 공개적으로 중국이 걱정스럽다는 언급을 내놨지만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다.

나토는 성명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소위 '무제한' 협력 관계를 주장하면서 러시아 군수 산업에 막대한 지원을 제공했고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에 결정적인 조력자가 되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지킬 특별한 책임이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이 제공하는 러시아 전쟁 노력에 대한 물질적, 정치적 지원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이외에도 "중국은 유럽·대서양 안보에 지속적으로 시스템적인 도전을 가하고 있다"며 "중국이 사이버 공간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나토 정상들은 일단 중국과 건설적인 관계에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中 "우크라 문제 당당, 나토 주장 거짓"

나토의 성명 이후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표단은 11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나토의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은 전체를 통틀어 냉전적 사고방식과 호전적 언사로 가득하고 중국 관련 내용은 도발, 거짓말, 선동, 먹칠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하고 이미 나토에 엄정한 교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중국 대표단은 "중국은 우크라 위기를 만든 곳이 아니고 우크라 문제에서 정정당당하다"면서 "(중국의) 핵심 입장은 평화 주선과 대화 촉진, 정치적 해결이며 국제 사회의 넓은 인정과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말한 것은 반드시 실천한다"며 "지금껏 충돌 중인 어떤 한 당사자에게도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고 줄곧 민수용 드론 수출을 포함해 군용·민수용 이중용도 품목을 엄격히 통제해왔다"고 강조했다.

대표단은 또 "중국과 러시아 사이 정상적 무역 교류는 제삼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며 외부 방해와 위협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나토가 국제 사회의 정의로운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자신이 한 일을 심각하게 반성해 실제 행동으로 국면 완화와 문제 해결을 추진하기를 충고한다"며 "책임을 전가하거나 자신에게 닥친 화를 남에게 넘겨선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나토 정상들은 10일 성명에서 러시아를 돕는 북한과 이란 역시 언급했다.

정상들은 "북한과 이란은 군수품, 무인기 등 러시아에게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해 러시아의 우크라 침략 전쟁을 부추긴다"면서 "이는 유럽·대서양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탄도미사일을 수출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과 러시아 간 관계가 심화되고 있는 데 대해 큰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