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신용평가
[파이낸셜뉴스] 중소형 증권사의 부동산금융에서 고위험 사업장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낮은 자본규모로 영업경쟁력이 열위에 있는 만큼 고위험 사업장 확대를 통해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다.
문제는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경기 회복 지연, 보수적인 건전성분류 기준 적용 등으로 인해 2023년 하반기 중 증권사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낮아진 점이다. 2024년에도 브릿지론 등 부실화된 부동산 사업장의 처분이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자산건전성 개선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소형사 브릿지론 비중 38.3%
13일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익스포져(위험노출액) 중 브릿지론(단기차입금) 비중은 중소형사(자기자본 1조원 미만 9개사) 38.3%, 대형사(자기자본 1조~4조원 9개사) 30.1%, 종합금융투자사 27.5% 순으로 집계됐다. 일부 종투사의 대형 건설사 보증건, 유동성 공여형 브릿지론 규모를 제외하면 차이가 더 벌어진다.
부동산PF 익스포져 내 중·후순위 비중도 중소형사 76.1%, 대형사 74%, 종투사 27.9% 순이다.
하지만 브릿지론 등 부실화된 부동산 사업장의 처분이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기관들이 부동산PF에 대한 익스포져를 줄이고 있어서다. 다수 브릿지론은 본PF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만기연장이 이뤄져 사업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 본PF는 미분양 우려 혹은 분양가 인상 기대로 인한 분양연기로 절대 규모가 감소하고 있지 않다.
NICE신용평가는 해외상업용오피스 등 부동산펀드 자산은 기중 평가손익과 만기시 최종 손실규모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부동산 익스포져와 관련한 최종 손실인식 규모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9.4%, 고정이하자산비율은 3.4%를 기록하고 있다. 종투사 9개사는 각각 6.2%, 3.1%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나은 수준이다.
반면, 대형 및 중소형사의 경우 2022년 상반기까지 브릿지론 등 고위험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위험인수가 지속된 결과 3분기 이후 요주의이하자산이 급격히 늘어났다.
2024년 3월말 기준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각각 13.4%, 20.9%, 고정이하자산비율은 각각 5.1%, 4.2%로 저하됐다.
윤재성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1실 수석연구원은 "금융당국은 PF 사업성 재평가를 통해 상각∙매각 등 신속한 처분을 유도하고 있으나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단기간 내 해소는 어려울 전망이다. 종투사의 경우 해외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기초자산의 평가손실 위험이 상존하고 있고, 대형사 및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등 고위험 부동산PF 익스포져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전성 저하 폭이 크고 계열지원의 제한 등으로 재무적 대응능력이 열위한 증권사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부동산금융이 브릿지론뿐 아니라 본PF대출에 대해 낮아진 사업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2023년 4분기부터 건전성 지표 저하 폭이 확대됐다. 신규 PF사업성 평가 기준 도입에 따라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본PF 중심으로 요주의, 고정이하비율 상승 전망, 업체별 추가 대손부담은 차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금리, 부동산경기 감안 시 비부동산 영업기반 중요도 상승,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준 낮은 증권사는 이익창출력 회복이 더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통 IB부문 수수료수익 회복 요원
2024년 1분기 정통 IB부문 수수료수익은 종투사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5.5% 늘어났다. 하지만 대형사는 22.4% 감소하였고, 중소형사는 0.7% 증가에 그쳤다. 자본여력을 보유한 종투사의 경우 우량 PF딜 위주의 영업을 통해 부동산금융부문의 회복도 나타나고 있다.
2024년 1분기 채무보증 및 부동산PF 주선·자문 수수료수익은 종투사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1.3% 늘어났다. 대형사는 12.4% 증가에 머물렀고, 중소형사는 39.7% 크게 감소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향후 중소형사의 사업다각화를 통한 수익창출력 개선여부와 이를 통해 현재 저하된 재무안정성을 얼마나 회복시킬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라며 "2024년 들어 국내외 주식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위탁매매부문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폭이 높게 나타났지만,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지난 수년 간 사업을 확장한 중소형사의 경우 부동산PF 환경 저하로 훼손된 수익창출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소형사는 리스크관리와 사업다각화를 위해 부동산금융을 축소하고 정통 IB부문 확대를 위한 인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자본여력이 큰 대형사와의 경쟁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증권사의 경우 경기민감도가 높은 금융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PF 환경 저하로 인해 캐피탈, 저축은행, NPL투자회사의 실적이 저하된 가운데
2022년 하반기 이후 이러한 자회사를 보유한 증권사의 지원부담이 지속돼왔다.
윤 수석연구원은 "2024년에도 부동산 투자자산과 한계차주 부실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자회사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원부담 현실화시 해당 증권사의 재무안정성 변동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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